존경하는 동역자 여러분께,
어떠한 환경이나 여건 속에서도 은혜의 날개 아래 우리를 지켜주시는 살아계신 하나님, 선교의 하나님을 찬미하며, 동역자 여러분께 예수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제가 을지훈련에 동참 중인 이곳 대구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있습니다만 언제나 처럼 대구 경북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재해가 적은 터라 큰 위험이 느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 볼라벤호는 한국을 상륙한 역대 태풍 가운데 서너번째 강력한 규모라고 하는군요. 다른 지역에서도 큰 피해가 없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을지연습(Ulchi Freedom Guardian 2012)은 어제부터 제2부 공격(북진)이 시작되었는데, 태풍으로 오늘 하루 모든 훈련과 병력 기동이 중지되고 부대 안 대기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병사들에게는 모처럼 푹 쉴 수 있는 지난 밤이었습니다. 날마다 새벽 4시 경에 기상하여 하루를 시작, 밤 8-9시까지 훈련이 진행되어 그동안 피곤했는데 지난 밤에는 모처럼 거의 12시간을 자고 조금 전 9시에 일어났습니다. 대구 미공군기지 K-2 비행장 안에 거처하면서 앞산 아래 캠프 워커와 만촌동 2작전사령부, 그리고 왜관 캠프 캐롤을 오가면서 주로 저는 제가 속한 부대인 미헌병사령부 사령관의 통역 역할을 하고 있는데,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습니다.
진작 동역자 여러분께 소식을 드려야 마땅했으나 형편이 여의치 못하여 한국 온지 3주째 인데도 아직 한 시간 반 거리에 계시는 아버님도 찾아뵙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령관의 통역장교는 개인 비서와 함께 언제나 곁에 머물러 있거나 대기해 주어야 하는 직책입니다.
틈틈이 함께 온 사령부 병사들 100여명을 개별적으로 격려하고 상담하는 것도 저의 역할입니다. 사령관과 함께 다니는 채플린(군목)이다보니 대령부터 이등병까지 모든 부대원들이 저를 보통 채플린 이상으로 존중하면서 자신들의 문제와 기도제목을 나누고, 제가 전해주는 성경구절이나 격려의 말 한 마디도 정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봅니다. 사령관 홀먼 장군도 신실한 기독교인이라 업무 외 시간까지 제가 곁에 있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지지난 주일 서울 용산에서 원주 1군사령부를 거쳐 대구로 내려오는 6시간 장거리 이동을 앞두고는 사령관이 아침일찍 용산부대 안 채플(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출발하자고 했습니다. 두 주 전 우리가 한국에 부대를 전개하던 날에는 인천공항에서 원주를 거쳐 대구로 병사들 수십명을 이동시켜야 할 버스가 오지 않아 병사들이 고생하는 것을 무척 마음 아파하는 사령관을 보고 모든 스탭 장교들이 몸둘바를 몰라했습니다. 이때 제가 나서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사령관님, 지금은 전쟁상황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전쟁 상황에서는 어떤 최악의 혼란 상황도 발생할 수 있고 우리 병사들은 그런 모든 상황에 대처하고 극복하도록 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단지 이 상황이 마무리 된 후에 사령관께서 병사들을 칭찬 위로해 주고, 저를 비롯한 우리 참모들도 사령관의 마음을 모든 병사들에게 전달해 준다면 모든 병사들이 충분히 이해할 것입니다.” – 그제서야 사령관은 기분을 전환하기 시작하였고 몇 시간 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어제 (월) 저녁에는 평소 부대 안에서 이발하던 사령관이 처음으로 일반 이용소에 가서 이발하고 싶다며 안내를 부탁했습니다. 운전병과 함께 셋이서 부대 밖으로 나가 대구 대명동 안지랭이 4거리 근처에서 한 이발관을 발견하고 들어갔는데, 50대 후반의 부부가 함께 경영하는 아주 깨끗한 이발관이었습니다. 사령관의 요청과 제 통역 설명으로 이발사가 익숙한 솜씨를 발휘하였고 부대안 이발관에서는 전혀 경험할 수 없는 머리를 감겨주고 면도까지 해 주는 봉사에 그는 거의 감동 감격하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발사의 실력이 대단하다면서 8,000원 이용료에 2천원을 더 얹어서 지불했습니다. 이발관을 나서면서 시장하다고 하길래, 지난 2주 동안 참모들 여러명과 함께 벌써 세 차례나 찾았던 근처 골목안 중국집으로 안내하여 짬뽕을 시켜 드렸더니,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누들은 맛본 적이 없다면서 자기 부인에게 보여준다며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건데, 미국 사람들이 한국 짬뽕/삼선짬뽕을 곱배기로 시켜주면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짬뽕 가격은 골목에 따라 다른데, 3,000원부터 4,500원까지 차이가 나더군요. 아마도 삼선짬뽕이 약간 더비싼 듯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짬뽕이 엄청난 소금기와 함께 밀가루 음식이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에 너무 자주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제가 동참하고 통역하는 훈련 내용은 대부분 1급 국방 비밀에 속하는 내용들이므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5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의 시애틀-타코마 ROTC 여름 병영 사역에 비하면 모든 것이 전혀 다른 차원에 다른 상황들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을지연습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지만, 지난 2달 반 동안의 ROTC 병영 사역이 정말 너무나 보람있고 사역의 열매가 눈에 띄는 기회였습니다. 그래서 내년 여름에 도 할 수 있으면 시애틀 훈련에 가겠다고 자원해 두었습니다. 지금도 ROTC 장교 후보생들이 마지막 날 수료식때 나에게 달려와 감사함을 표하며 함께 사진을 찍고 연락처를 주고받을 때의 그 순간을 돌아보면 행복해 집니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미국의 미래요 하나님 나라의 미래이기도 하니까요. 특히 여러 ROTC 학생들이 자기가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마다 채플 린들이 그 곁을 함께지켜주면서 격려해주고 기도해 준 것을 고마워하며 눈물 지었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었지만 끝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여 때로는 수료식 하루 전에 집으로 돌려보내져야 했던 학생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고 그들의 앞날을 주님께서 (저를 통해 약속하신대로) 더 형통하고 합력하여 선이 이루어지도록 이끄시기를 간구합니다.
거듭 느끼고 깨닫는 것은, 하나님께서 부족한 종을 통하여 적절한 기회와 시간에 언제나 꼭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주시고 위로, 격려하시며 축복하신다는 것입니다. 저의 영어 이름이 Barnabas (바나바스) 이지만, 저는 저를 통해 꼭 격려와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진정한 “위로자요 격려자이신” 예수님을 만나기를 기도합니다. 수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나의 일기장에 기록하지만 관계가 지속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지요. 그래서 저는 저에게 감사를 표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예수님 안에 거한다면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것입니다.” 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들이 나를 잊어버려도 좋지만 자신들이 가장 필요할 때 만났던 목사를 기억할 때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기를 바라면서….
이번 작전 중 서로 한미 양국 파트너가 되는 사령관들을 모시는 관계로 통역장교로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한국군 통역장교 (중위)는 지난 해 제가 이곳에 왔을 때만해도 금방 통역장교 학교를 마치고 부임한 초임 소위였습니다. 그 젊은 장교와 몇차례 만나는 시간을 통하여 저는 머지않아 그 형제가 자기 사령관의 핵심 통역장교로 역할하게 될 테니 잘 준비하면서 기다리라고 했었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 그리 자신이 없던 초임장교는 이번에 만나보니 과연 괄목상대 (사람의 성장과 발전이 눈부신 나머지 눈을 부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 해야 할 만큼 훌륭한 사령관 전속 통역장교가 되어있었습니다. 필리핀에 파송되어 반 평생을 바친 선교사를 부모로 둔 그 젊은 청년은 저와의 1년 만의 재회를 너무나 반가와 하면서 지난해 제가 한 예언이 너무나도 정확하게 들어맞았다며(!) 기뻐하고 감사했습니다. 대한민국 군대에서는 선임자가 전역하고 후임자가 당연히 그 자리를 잇는 것인데, 그걸 저는 이미 경험으로 알았던 것이고 그 형제는 설마 자신에게 그 1년 후가 그렇게 다가오고 이루어질지 확신하지 못할 만큼 그 때 심정이 힘들고 절박하였던 것이지요. 아무튼 하나님께서는 여러 통역장교들 가운데서 감사하게도 선교사의 아들인 그 형제를 대한민국 2군 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사용하고 계십니다. 할렐루야.
이제 저는 오는 8월 30일 서울로 올라가 사령관을 31일 미국으로 먼저 보내드리고, 9월1일 점심 시간에 분당 샘물교회 최문선 장로님과 Holy Hands 선교단을 만나 교제를 나눈 후, 담임 최문식 목사님(전 대한민국 군목, 군종감, 예비역 육군대령)을 만나뵌 뒤 저녁 8:30분 비행기로 미국으로 돌아가 9월 21-27일간 과테말라를 방문하고 (소속 노회 정기모임 및 현지 한인교회 방문),이미 앞서 이메일을 드렸습니다만, 10월4, 5일 경에 나서서 시베리아로 날아가 10.11일 혹은 12일까지 세미나를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세미나에 약 5-6명의 동역자들이 동행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11월6일부터는 지난 봄 5월에 마친 CPE (Clinical Pastoral Education 병원 원목자격 훈련) 두번째 Unit을 피닉스 다운타운의 Banner Good Samaritan Medical Center 에서 6개월 코스로 이수하게 됩니다. 이 일정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다시한번 존경하는 동역자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와 기도로,
대구에서 김경환 목사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