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동역자님께,
주님의 평강이 사랑하는 여러분과 늘 함께 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이곳 한국은 요즘 매일 한 두차례씩 비가 내리고 있으며 오늘은 새벽부터 계속 흩뿌리고
있습니다. 전에는 7월에 장마가 끝나는 것이 정상이었는데 요즘은 8월 중순에도 여전히
장마 전선이 한반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한국 대구의 미8군과 한국2군사령부를 매일 오가며 제가 통역장교로서
모시는 미헌병사령관과 한국2군사령관의 하루 2차례 정규미팅을 비롯한 다양한
중간 매개체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매우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고
배움의 기회여서 늘 감사하며 즐겁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와 ROTC 동기인
한국군 장교들과 동년배인 육사출신 장교들이 이곳에 상당한데, 대부분이 대령들
입니다. 그리고 제가 모시는 미육군헌병사령관님의 이번 을지훈련 기간 중의 지위와
역할이 무척 중요한 나머지 항상 두 사령관과 동행하게 되는 저 자신도 매우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26년 전에 제가 한국군 탱크부대 기갑장교를 경험하게 하시고
이제 다시 미육군 군목으로 그것도 제가 20년 이상 생활하고 사역하던 이곳 대구로
파견되게 해 주신 하나님의 섭리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미육군에서도 저의 이러한
몇몇 경력과 정황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저를 선택하였구요. 그래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특히 제가 사령부 벙커속 수백명 장병들 가운데 유일한 군목이기때문에 (원래 이와
같은 훈련상황에서는 군목들이 벙커 안에 들어오는 계획은 없고, 저는 통역장교로
왔기 때문에 가능) 모든 병사들을 한국군, 미군을 막론하고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신앙적인
대화와 위로 격려 및 축복을 베풀 수 있으니 더욱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을지훈련 (Ulji Freedom Guardian 2011) 상황하에서 본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북한군의 전면적인 침투로 전쟁발발 5일째를 맞고 있으며 우리
한미연합군은 효과적으로 적의 공격을 초기에 잘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주부터는 우리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북한군을 제압하고 북쪽으로 진격하는 시나리오
가 전개됩니다. 훈련은 매우 실제적이며 효과적이어서 지하벙커에 하루 종일 살다
보면 마치 정말 전쟁상황이 한반도에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입니다.
제가 모시는 사령관 사무실이 바로 이군사령관 옆방이고 하루종일 화면을 통해 전쟁
훈련 전개 상황을 실상황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오늘 (토)은 마침 그동안 지하벙커에서 내리 나흘간 지내며 훈련을 주도하던 사령관이
다시 미팔군 사령부 캠프워커 내 숙소로 돌아와 밀린 빨래 등 개인정비를 하는 날이어서 저에게도
오전 반나절의 개인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미군에서는 장군도 자기 빨래 주머니를 자신이
직접 들고 다닌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ㅇㅇ. 장군에게는 통역장교인 저 말고도
개인 부관(Aid)가 있는데, 저와 계급이 같은 대위(캡틴)인 로서 형제입니다. 사령관과
로서 대위 모두 신실한 침례교인입니다. 특히 로서 대위는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시경찰국
에 소속된 현직 형사이기도 합니다. 영화배우처럼 아주 잘생긴 흑인 청년인데 성격이 밝고
일처리가 아주 뛰어납니다. 우리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동할때마다 운전해 주는 형제는
내쉬빌 테네시주 출신의 하워드 일병인데 역시 부모님으로부터 훌륭한 신앙을 이어받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벙커 안에서 틈이 날때마다 아주 친밀
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데, 계급 차이에서 오는 권위의식이나 거리감이 전혀 없습니다.
한국군 2군사령관도 캐톨릭신자이며, 그분의 비서실장은 매우 헌신된 개신교인입니다.
저는 이번 한미연합훈련을 동참하면서, 미군은 물론이지만 한국군 안에 정말 많은
신실한 그리스도인 장교들과 병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저와 스치고 만나면서 저에게 대하는 태도와 대화 내용을 보면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여러 혼란과 혼미한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안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면서 전 세계 열방을 향해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엄청난 재정적 물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와같이 많은 사람들이 이름
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24시간 365일 수고하는 수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만큼, 나라의 안전을 위해 수고하는
병사들, 그 가운데서도 주님을 섬기는 우리 그리스도인 장병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볼티모어에서 사령관님을 모시고 함께 와 있는 헌병사령부 소속
헌병 50여명에게 채플린(군목)으로서의 역할도 틈틈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미8군사령부에 머무르는데, 저는 새벽에 일어나 한국군이군사령부로 떠나기 전과 밤늦게
돌아온 이후에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는 이들을 찾아다니면서 위로하고 격려하고
축복해 줍니다. 어떤이들은 채플린과 악수 한번 하는 것 자체를 축복이라 여기며 고마와
하기도 합니다. 계급이 낮은 병사들일수록 군목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고마와합니다.
미육군 채플린의 사역개념 가운데 가장 중요시 하는 점이 바로 언제나 병사들 가운데 함께
거하라는 “Ministy of Presence” 입니다. 온갖 무시무시한 무기들로 무장한 병사들은
성경책과 십자가 마크 외엔 어떤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채플린이 자기들과 함께 동행
한다는 사실만으로 큰 위안과 안전지대 (Comfort Zone)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저의 이곳 대구에서의 훈련은 내주 26일 종료되고 27일 출발하여 미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곳 대구와 주변 한 시간 거리 안에 저의 부친과 여러 가까운 친척들, 그리고
수많은 동료 목사님들과 우리 킴 미션의 동역자님들(김대근 안수집사님, 김진철 안수
집사님, 이정상 안수집사님, 이기우 안수집사님 등)이 계시지만 부대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만날 수가 없는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전화
도 하루 종일 지하벙커에 머무르다보니 항상 불통이고 8군사령부에서는 언제나 전화를
보안부서에 맡겨놓고 근무하니 역시 어쩔수가 없습니다. 숙소에서는 그래도 이렇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합니다. 어제 저녁에는 김진철 안수집사님(부이사장)이 문자로 환영
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아직 전화통화는 하지 못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다시 시간이허락하는대로 소식드리겠습니다.
동역자 여러분 한분한분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를 축복의 통로로 사용하시는 놀라운 우리 인생의 섭리자이신 주 예수님을 찬미하며,
김경환 목사가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