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

복음의 동역자님께,

3000미터에 가까운 시에라 비스타 스카이 아일랜드 마운틴 (Sky Island Mountains)이 산 머리로부터 아름다운 가을 단풍으로 물들어 내려오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저의 아침 저녁 출퇴근길 스카이라인 하이웨이 Skyline Highway 역시 짧았던 여름을 뒤로하고 울긋불긋 가을 옷으로 단장하여 광야에 숨겨진 화려한 하나님의 손길을 자랑합니다. 저의 아침 (05시15~06시30) 저녁 (16:45~18:00) 출퇴근길은 여전히 찬송과 기도와 말씀으로 풍성합니다.

주말근무사역

지난 주 주말은 한 두달에 한 차례씩 돌아오는 교도소 전체 주말근무를 하였습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새벽5시부터 점심시간 무렵까지  제가 맡고 있는 웻스톤Whetstone 교도소의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 (Native American Indians, NAI) 재소자들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스웻 라지 (Sweat Lodge)라고 하는 전통종교행사를 하였는데, 30여명의 인디언 재소자들이 특정된 구역 안에서 나무로 만든 천막 속에 들어가 불로 달군 뜨거운 돌로 열을 내며 2-3시간 동안 땀을 흘리는 일종의 정결의식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경험하는 이 행사를 준비하는데 약 3개월 이상이 걸렸는데, 미국 인디언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조상숭배 및 정결의식Purification Ceremony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또한 30명 이상되는 인디언 형제들과 가까와 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인디언 형제들이 기독교/천주교의 배경을 가졌거나 현재도 크리스천들이기 때문에, 그들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이 청결의식을 마무리할 때는 모두가 둘러선 가운데 그 인도자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마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금년 이 행사를 위해 그동안 애써주신 우리 채플린 킴 (김목사님)을 축복해 주옵소서!” 하는 기도까지 하고나서는 모두가 나에게 다가와 고맙다고 악수를 청하는 그들이 무척이나 친근하게 와닿았습니다. 

주말 근무 이틀째인 지난 주일에는 기타 다른 교도소들을 전체적으로 방문하면서 주로 각 교도소의 독방/2인실 장단기 징벌방 (Detention)들과 장기수/무기수 환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호스피스 병원의 재소자들을 심방하였습니다. 주일근무 중에는 여러 재소자들이 채플린을 더 환영하고 반가워하면서 기도와 짧은 말씀을 나눠달라고 요청하는데, 저는 언제나 성경과 경건서적들을 한 가방 가득 채워 들고 다니면서 요청하는 이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특히 겹겹 철장 속에 폐쇄된 징벌시설에 갇혀있는 사람들은 저의 방문을 매우 반가워 합니다. 주일예배는 각 시설마다 다르지만 주로 주일 저녁6시-8시 사이에 외부 지역교회 자원봉사자들이 2-3명씩 방문하여 참여하는 재소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교도소 안의 작은 교회

제가 주말 근무 할 때마다 주일이면 반드시 동참하는 예배는 6개의 교도소시설 가운데 유대인 랍비 채플린이 담당하고 있는 맨자니타Manzanita라는 교도소인데, 이곳에서는 다른 시설들과 달리 주일 12시에 항상 재소자들이 자기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이번에도 그 시간에 맞추어 그 주일예배에 참석하였습니다. 2개월여 전에는 그들의 초청으로 제가 직접 1시간 30분간의 예배에 특별 설교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예배의 분위기는 한국교회로 치면 “순복음교회 철야집회” 같은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겁고 열심입니다. 그 때 제가 설교할 때도 설교를 더 오래 해 달라고 부탁해서 한 시간 이상 말씀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이 독특한 교회는 다른 교도소들과 달리 완전히 재소자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교회이며 참석하는 평균 성도 수는 25명 정도입니다. 교도소 한 켠에 위치한 식당시설에서 모이는데, 시설이 열악하고 환풍기 소리, 취사장에서 나는 여러 잡음 증으로 집중하지 않으면 인도자의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려운 정도이지만, 이곳에 모이는 형제들은 모두가 뜨겁고 열심이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그야말로 사도행전적인 교도소 안의 교회입니다. 이 교회가 이렇게 성령충만하고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 가운데 부흥을 이루고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만자니타 교도소에서 십 수년 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한 장기수 형제의 헌신과 겸손한 섬김의 리더쉽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R 형제를 저는 만날 때마다 “패스터 (목사님Pastor)” 이라고 부르고 그 형제도 나를 만날 때마다 너무나 반가워 합니다. 짙고 검은 턱수염을 기른 보통 체격의 그 형제는 조용한 성품의 히스패닉 (멕시코계통인)인데, 설교도 자신이 자주 하지 않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회중 가운데서 매주 한 두 사람이 말씀과 간증을 나누도록 배려하고 예배 찬양팀도 음정박자곡조가 비록 왔다갔다하지만 자원하는 형제들이 먼저 와서 준비하여 맘껏 섬기도록 함으로써 그야말로 연약하고 부족하지만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 중심으로 모두가 예배드리는 회중 한사람 한사람으로 다듬어 가는 모습을 봅니다.  그가 비록 세상에서 한 때 실수를 저질러 장기수로 교도소에 들어왔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변화시키셨고, 그 한 사람을 통해 수십 수백명의 재소자들을 변화, 성숙, 성장시키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근무 할 때마다 이 재소자 형제들의 예배에 동참하는 것을 기대하며 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 사도행전적인 교회를 경험하고 저 자신 하나님 앞에서 도전을 받습니다.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 –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며

지난 주 저는 미육군본부 군목 군종감실 (Chief of Chaplains Office)로부터 저의 정년연장신청이 최종 부결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저는 내년 2022년 5월 31일부로 미육군 예비군 채플린직에서 정년 퇴직을 하게 되며, 따라서 내년 예정되었던 제가 소속한 부대의 독일파병에도 동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내년 3월이면 예비군 군목 13년을 채우게 되는데,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저의 군목사역은 거기까지로 확정이 된 것입니다. 할렐루야! 아쉽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뜻에 순종하며 또 다른 방향으로의 인도하심을 기대합니다. 예비군 사역이 종료되면 그와 함께 저희 재정상황도 변화 (수입 감소)가 생길 것이므로 이에 대비함과 동시에 하나님께서 이 기회에 제가 장기적으로 자비량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여건으로 변화를 인도해 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의 애리조나 주립교도소 사역이 내년 2월 초에 1년을 채우게 되는데, 그 이전에 새로운 사역 방향이 결정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8월부터 몇몇 연방정부직 채플린 자리들에 신청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재향군인병원 (VA Medical Center)에는 1,2차 면접까지 합격하고 연방정부의 신원조회과정까지 지난 19일에 완료된 상태인데, 최종 초빙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연방공무원직은 통상 최종 결정되기까지 6개월도 소요된다고 하니,이 외에도 몇몇 다른 연방정부 직에도 신청을 한 결과들을 기다리면서, 현재 저에게 주어진 사역에 최선을 다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고자 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저의 나이인데, 최근들어 미국 베이비부머들이 조기 은퇴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만큼 이 시대적인 변화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가 저의 사역방향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게 될 지도 주목하게 됩니다. 주의 종이오니 주님의 뜻대로 인도하실 줄 믿습니다! 다시 한번 할렐루야! 

우리의 구주이신 주 예수님을 찬미하며, 복음의 동역자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에 늘 감사드립니다!

김경환 목사 드림
Barnabas K. Kim
Korean International Ministries
www.KIMMiss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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