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포트 후드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손길 – KIM Mission 업데이트

복음의 동역자님께,

우리 주 예수님의 존귀하신 이름으로 킴 미션 미육군 군선교사 바나바스 김경환 목사가 사랑하는 세계 선교의 동역자님께 문안드립니다. 

전혀 생소한 환경 또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아주 오랜 옛 날의 한 시점, 그리고 그 오래 전에 만났던 어떤 사람을 불현듯 떠 오르게 하는 현상을 데자부 (deja vu, a feeling/sense that you have already experienced exactly what is happening now) 라고 합니다. 

지난 1월6일부터 시작한 이곳 텍사스 광야 깊숙한 곳에 위치한 특별한 도시 킬린 Killeen, Texas에서의 미군제1기병사단 군목생활은 당장 하루하루 경험들이 모두 새롭고 흥미롭습니다. 생소한 환경과 처음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들 가운데서 약간의 긴장과 스트레스도 있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매 순간마다 모든 만남 마다 예비해 두신 하나님의 손길들, 하나님의 사람들로 인해 오히려 즐겁고 감사함이 가득한 열흘을 보내었습니다. 

부임을 위한 1차 이사와 복잡 다난한 전입 신고 In-processing 및 여행 휴가를 마치고 첫 출근한엊그제 아침에는 부대 전체 채플린 100여명을 대표하는 각 예하 부대 담당 군목들 3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저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나는 뜻밖에도 11년 전 미육군 채플린 스쿨 입학 동기인 파커 목사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2009년 당시 육군 군목 학교 동기 교육생이 약 150명이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가 조지아 주 방위군 소속의 파커 목사였습니다.  서로 비슷한 늦은 나이인 당시 사십대 후반에 입대하여 젊은 목사들 사이에서 함께 달리고 함께 숙제를 하면서 우리 두 사람은 유독 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 그를 지난 11년간 소식을 모르다가 생소한 곳에서 다시 만난 것입니다. 그도 나와 비슷하게 조지아 주 방위군 Georgia State National Guard Chaplain으로 근무하던 중 5개월 전에 이곳 포트 후드 군사령부 사령관 채플린의 부관 III Corps Deputy Chaplain으로 동원되어 왔습니다. 11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전혀 변함없는 그의 밝은 표정과 미소와 나즈막하면서도 분명한 음성은 금새 나에게 아주 오랜 친구 만이 줄 수 있는 기쁨과 낯선 환경 속에서의 위안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도 나와 11년 전에 나누었던 대화들을 생생하게 회상하면서 그 간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놀라운 일들을 간증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하면서 협력하고 옛날에 못다한 그리스도 안에서의 우정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백인으로서는 크지 않아 나와 비슷한 ‘겸손한 체격’의 파커 목사님, 그리고 그의 부드럽고 진지하고 사려깊은 성품을 다시 대하는 순간, 나는 11년 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어떤 강렬한 회상, 곧 내 인생에 가장 큰 격동의 시기 한 가운데서의 한 순간, 그리고 한 인물에 대한 데자뷰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와 매우 비슷한 이미지의 한 사람”이 떠 오른 것입니다. 

지금부터 34년 전인 1986년 4월, 강원도 양구 대한민국 육군 제2사단 헌병대 유치장(영창)으로 나를 면회왔던 단 한 사람의 장교 (일반 병사들과 그 지역 교회 성도인 군인가족들은 다수가 여러 차례 면회를 왔으나 나의 동기 장교들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나와 같은 사단에 배치되었던 120명 ROTC 동기 장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아니라 학사장교 출신의 임 모 소위였습니다. 그를 생각하고 그를 위해 기도할 때마다 늘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은, 우리의 만남이 너무나 짧았던 나머지 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임 소위는 당시 사단장 고진석 장군의 전속부관Aide-de-camp 이었습니다. 

믿음의 형제 임소위의 얼굴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의 풍체와 유난히 흰 피부, 그리고 조용하면서도 신중침착하였던 그의 성품이 엊그제 만난 파커 목사님을 통해 나에게 불현듯 다가온 데자부의 동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와 임 소위와의 만남은 나의 유치장 구속 수 개월 전 내가 병사들을 인솔하여 십리길을 도보로 이동, 사단 사령부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한 날 휴식 시간에 우연히 사단 사령부 현관에서 만나 10여분 정도 믿음의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단장 업무를 보좌하는 가운데 내가 소대원의 사망 사건으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당장 사단 헌병대 유치장으로 달려온 것이었습니다. 그가 유치장 면회장에서 나와 함께한 시간도 15분 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함께 눈물로 기도하여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60일 간의 투옥생활 이후 나는 풀려났으나 부하의 죽음에 대한 죄와 벌을 주범인 당시 중대장 및 선임하사와 함께 나눈 결과로 집행유예와 불명예 전역을 당하여 군복을 벗고 9개월 후 신학대학원을 입학하였습니다. 겪은 60일 간의 투옥과 내가 받은 죄와 벌은 내가 스스로 주범의 죄와 벌을 나누겠다고 자원한 것이었고 내 원래 자진 투옥의 목적대로, 나의 신앙을 시종일관 핍박하고 욕하던 중대장을 유치장 속에서 전도하여 구원시키고 역시 핍박과 가정 폭력에 놓여있던 그의 부인과 자녀들 역시 신앙의 자유를 얻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여러 군부대 간부들과 그 가족들을 비롯한 많은 주변 성도들의 기도 응답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그 당시 내가 국방부로부터 대학4년간 받은 ROTC 전액 장학금을 갚아야 하는 냉엄한 문제였습니다. 나를 역시 대학 3,4학년 동안 선교장학금으로 키워주신 대구남부교회의 여러 장로님들께서 나의 재정보증인도 되어주셨고 직접 내가 갚아야 할 국방부에 대한 장학금 빚을 갚아주겠다고 나서시는 가운데 학군단을 통해 전해져 온 소식은 놀랍게도 당시 2사단 사단장 고진석 장군이 직접 결제하여 나의 국방부 빚 전액을 탕감해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결정과정에 임소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지금도 궁금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 이후로 그 형제를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늘 그리운, 내 마음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빚진자의 부담과 기도를 나는 평생을 지고 살아갑니다. 그는 그 당시 가장 어려운 내 인생의 변곡점에서 만난 또 한 분의 예수님이었습니다. 내 평생 복음사역의 보이지 않는 후원자입니다. 천국에서 나는 내가 받을 수 있는 어떤 상급이 있다면 그가 전부 대신 받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그리스도 안의 형제 임 소위” 에 대한 데자뷰가 며칠 전 이곳 미국 텍사스 광야 한 복판 전투부대에서 11년 만에 다시 만난 미국인 친구 파커 목사님을 통해 내 마음과 생각을 가득 채우고 옛 친구에 대한 새로운 그리움으로 며칠 내내 계속 내리는 겨울비 처럼 내 마음을 온통 가득히 적시고 있습니다. 

* 이미 월드 크리스천 무브먼트 퍼스펙티브스 세미나 유투브 강의 (32-45강 사이)에서 자세히 간증하였습니다만, 내가 받은 소대원 사망사건 (1986년 팀 스피릿 훈련 도중 강원도 원주 문막 임시 주둔지에서 술에 취해 탈영한 소대원을 역시 만취한 중대장이 밤새 구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한 죄와 벌은 형이 확정된 후 6년 만인 1992년, 당시 새로 들어선 첫 문민정부 (김영삼 대통령)의 군대 비리 및 부당불편 일제 조사의 결과로 모든 범죄기록이 말소되고 저는 육군 중위계급을 비롯한 모든 시민권한이 복권되었습니다. 나는 60일 간의 군 헌병대 유치장 투옥과 군사정권 치하의 군사재판을 적나라하게 경험하였고 그 가운데서도 옥중에서의 찬송-성경10독-예배인도 및 복음 전도를 통해 여러 명을 결신시키는 열매와 더불어 저 자신이 일생일대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종으로 확증 받고 연단받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일어난 온갖 하나님 베풀어 주신 은혜와 복들은 지금 이 순간 제가 누리는 놀라운 사역과 축복들을 통해 증명되고 있으니, 할렐루야! 우리 주 예수님께 찬미와 감사를 돌려드립니다. 아멘!

“하나님으로부터 위대한 일들을 기대하고,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들을 시도하라!” – 윌리엄 캐리 

감사와 기도로,예수님의 작은 종 바나바스김경환 선교사Korean International Mini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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