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복음의 동역자님께,
저는 지난 9월22-27일 (6일간) 캔사스주 맨하탄Manhattan, KS 인근에 위치한 미육군보병제1사단 사령부가 있는 Fort Riley (포트 라일리)에 가서 자살예방상담자 교육 (Applied Suicide Intervention Skills Training, Training for Trainers; AISIS T4T)을 받고왔습니다. 가을향기가 스며드는 광활한 캔사스평원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더군요. 캔사스의 주농산품인 콩과 옥수수 밭이 끝없이 펼쳐져 추수를 기다리고 있구요. 하지만 이 훈련은 자살예방전문가를 양성하는 훈련인만큼 만만하지가 않았습니다. 근래 미육군은 어떻게든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데요, 매년 1개 대대규모에 해당하는 500여명이 자살이란 악한 적에게 희생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2011년 12월에 ASIST 훈련 (2일간) 을 받았고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을 병사들과의 상담과정에 많이 적용하고 사용해 왔는데, 이번 지도자 훈련을 통해서는 업그레이드 되고 심화된 내용을 교육받고 동시에 이틀간의 기본 ASIST 훈련을 직접 진행할 수 있는 훈련자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훈련을 받으면서 문득 1992년도 서울 화평교회에서 전도폭발III 훈련을 받던 기억이 떠올랐는데요. 이유는 이랬습니다. 그당시 전도폭발3 훈련에 참석한 50여명의 훈련생들 대부분이 교회 지도자들에 해당하는 분들이었는데, 그 가운데 2명이 전도폭발 임상훈련을 받으면서 자신의 생애 처음으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사건을 경험하였거든요. 그만큼 전도폭발훈련의 내용 자체가 대단히 복음적이고 직접적인 도전을 주기 때문에 전도폭발이란 도구 자체가 전하는 자나 듣는자에게 엄청난 성령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 자살예방훈련자교육 기간에도 약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훈련생으로 참석한 21명은 대부분 장교들이거나 혹은 선임하사급에 해당하는 리더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첫째날과 둘째날 훈련생들 가운데서 두 사람이 자신 속에 감추어져있던 자살충동을 발견하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눈물로 그 고통을 털어놓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훈련자들에게 한 나절씩 상담을 받으면서 치유하는 과정을 거쳤지요. 이 후에 그 분들의 표정과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구요. 이것은 곧 우리 주변에는 항상 자살충동에 시달리거나, 자신도 모르는 성격적 원인으로 인해 혹은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살에 노출되어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어시스트ASIST” 프로그램은 이렇게 자살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을 미리 발견하고 진단하여 자살충동과 터널비젼tunnel vision (한가지 부정적인 측면이나 파괴적인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주변의 다양한 긍정적인 면은 보지못하는 심리적 위기 혹은 쫓김현상, 대부분의 자살을 시도하는 이들이 이 터널비젼에 빠진 결과 극단적인 결론/행동으로 치닫게 됨)으로부터 구출해 내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치는 훈련입니다. 한 마디로 자살에 가까이 가 있는 사람, 혹은 이미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을 그 미몽에서 깨어나도록 하는 자살응급처치 (Suicide First Aid)인 것이지요.
그런데 자살에 대한 미국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결국 많은 한국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상당히 부정적이고 거부적이며 터부시 한다는 (자살이란 말도 꺼내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자살이란 무서운 적이 우리와 너무나도 가까이에, 바로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영혼을 구하여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사명을 지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이웃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육체적인 생명을 건지고 치료하는 데도 앞장서야 합니다. 감사하게도 캐나다에서 20여년 전에 시작한 이 어시스트 프로그램이 최근 한국에도 교재가 번역되고 훈련이 보급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자살인구비율이 가장 높다는 한국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잘 보급 활용되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비추어보면, 자살을 예방하고 자살충동과 기존시도경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상담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다가가는 진정한 사랑과 동정심 (compassion)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도 지난 3-4년 간의 군목사역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약 20여명의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병사들을 붙여주셨는데, 그 병사들 가운데 한명도 자살로 인해 희생당하지 않고 모두 건전한 생각과 삶에 대한 감사와 긍정적인 태도로 변화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자살예방상담에 가장 필요한 것은 깊은 이해심과 동정심, 그리고 그 순간 내 마음이 그 문제의 병사 마음과 영혼에 그대로 전달되고 터치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만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금년 초부터 지난 8개월 동안 이라크 파병 다녀온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PTSD)에 시달리며 가정도 재정도 직장까지 파탄이 난 30대 후반의 한 잘 생긴 백인 중사를 지속적으로 돌보아 왔습니다. 이 형제는 그동안 나에게 300차례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밤낮 가리지 않고 보내었고 (내가 언제 어느때든 불안하고 필요할 때는 그리하라고 허락했습니다) 수많은 전화통화와 직접 만남을 통한 상담을 이어 왔습니다. 한번은 피닉스 시내에 위치한 베테랑스 메디컬 센터 (상이용사전문병원) 대기실에서 점심도 먹지 못한 채 2시간째 자기 이름이 불려지기만 기다리고 앉아있다는 그에게 (번호표를 뽑아서 기다리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면 자기 순서가 없어질 수 있으니까) 30분 이상을 차로 달려가 점심을 사서 가져다 준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나타날 것을 전혀 모르고 있던 그가 나를 보는 순간의 그 표정, 그리고 내가 건네 주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울먹이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바로 그 형제가 캔사스 포트 라일리에서 훈련 받고 있던 그 주간에 나에게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Chaplain, this is SGT 000. I’m doing so much better as God promised through you. You have helped me. Now I have a calling [and] it is to save Soldiers and others who have been broken like me. Interested in theological seminary and becoming a Chaplain like you. How can I become a chaplain or chaplain assistant in the Army? I would stay in to be a Chaplain or work in the chaplain’s office. I hope you hear me and how effective I can be. Thank you, Sir!” (목사님, 000 중사입니다. 저는 이제 훨씬 좋아졌고 새로 얻은 직장도 잘 다니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도움을 통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저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았습니다. 곧 나와 같이 실패하고 상처받은 병사들과 다른 여러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신학교에 가서 목사님과 같은 군목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육군 채플린이나 채플린 어시스턴트가 될 수 있을까요? 저는 군목이 되든지 아니면 최소한 군목님 방에서 군목을 돕는 일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제게 가장 적절한 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목사님!)
다시 한번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도는 하나도 땅에 그냥 떨어지지 아니하고, 마치 정확하고 엄청난 위력을 지닌 미사일처럼, 제가하는 모든 사역 가운데서 순간순간마다 폭발적으로 응답되고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이 가을에도 영육간에 풍성한 열매가 때마다 일마다 동역자 여러분의 삶속에 가득하기를 간구합니다.
감사와 기도로,
애리조나에서 김경환 선교사 올림
KIM Mission 대표
미육군예비군군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