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와 러시아, 그리고 흑해 연안 – 마지막 남은 땅끝

복음의 동역자 여러분께,

지난 번 메일에 이어 시베리아와 러시아, 그리고 흑해 연안에 대한 선교적 관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제41기 미션 퍼스펙티브스 시베리아 세미나를 서부 시베리아의 맏형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 (Novosibirsk, ‘새로운 시베리아 땅’이라는 의미)에서 진행하고 돌아왔습니다.  세미나의 규모만으로 따진다면 참석하고 수료한 선교사와 현지한인 성도, 유학생들이 스무명 남짓이었기 때문에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80여개 선교지를 방문하였고, 미션 퍼스펙티브스 Perspectives 세미나 만 11 년간 41차례 진행 해온 입장에서 볼때, 겉으로는 황폐한 땅이요, 사람이 살기에 힘겨운 지역인 이곳이 사실은 엄청난 가능성과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 그리고 숨겨진 아름다움과 순수함으로 가득한 지역임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Novo수료사진

선교동원단체 (Missionary Mobilizing Organization)로서 우리 킴 미션은, 개개인의 선교역량과 열정을 선교자원으로 개발하는 일과 지역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하나님의 나라 확장/성숙 사업으로 이끄는 일, 그리고 유능한 선교사와 유망한 선교지를 발굴하여 알리는 역할을 주요 사역들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저는 킴 미션의 대표로서, 이번 시베리아 세미나를 통해 우리가 그곳에 가서 섬기고 나눠주고 온 것보다 얻고 배워 온 것이 훨씬 더 크고 많음을 고백합니다.  지금 이 아티클도 이번 세미나를 섬기면서 깨닫고 배운 것에 대한 정리입니다.

러시아와 흑해 연안 지역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는 거인처럼 지금 지구상의 마지막 미개발지요 복음이 아직 미치지 못한 곳들로 우리를 향해 손짓하고 있습니다.  와서 복음의 생기 불어 넣어달라고, 와서 하나님 나라의 사랑과 노래로 가득채워 달라고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이미 수백, 수천년 전에 복음을 맛보았던 이 지역이지만 지난 수십년 동안 암울한 역사의 질곡에 갇혀 숨쉬기조차 어려워진 영혼들이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도시 구석구석에 쌓여있는 묵은 때와 같은 옛공산주의 전제국가의 흔적들이 금새 치워지지 않을 것 같은 모습으로 버티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몰찬 겨울이 돌진해오는 시월 중순의 시베리아는 새로운 생기와 소망에 찬 호흡이 귓전에 와닿을 정도로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러시아는, 아직 국가체제가 덜 갖추어진 나라요, 민주화는 너무나 요원하고, 사회 인프라는 거의 아프리카 수준인 나라. 사회 구성원 간, 그리고 외부에서 방문한 사람들을 맞이하는 내부자들의 태도나 신용 시스템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 첫번째 예로써, 러시아에는 아직 엄밀하게 말해 도시간 고속도로가 건설되어 있지 않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 상공을 몇 차례 날아보니 전국이 프리웨이(고속도로)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미국이나 한국과는 달리 러시아는 그 광활한 대국이 고속도로 하나 없이 그냥 옛날 국도와 지방도로만으로 얼기설기 꼬불꼬불,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하는 미로형, 원시형 도로 시스템만 유지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아직 고속화되지 않은 철도가 대강 지역들을 연결해 주고 있을 뿐.  이는 옛 구소련과 현 러시아 중앙집권체제로 이어지는 독재형-국민의 생활과 여행/이동을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구시대의 불편하지만 통제하고 검문하기는 쉬운 도로 시스템에 대한 고집의 결과라고 할수 있습니다.

Tomsk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도 한 이유이긴 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오일, 개스 등의 수출이 엄청난 것을 감안한다면 사회 인프라와 국가 간접자본의 확충이 엄청 느리다는 비판을 피할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서부 시베리아의 두 주요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와 똠스크 (Tomsk)를 잇는 3시간 반 270킬로미터는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편도1차선의 도로로 겨우 연결이 되어 있어서, 우리의 시베리아 정탐 및 톰스크의 동역자들을 방문하러 가는 길은 하루 종일도 부족할 정도로 멀고 힘겹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신기로운 경험은, 우리가 멋모르고 이틀 밤을 묵었던 노보시비르스크 시내의 한 호텔은,  1인 하루 숙박에 70불, 두명이 140불을 반드시 체크인 할때 선금으로 전액지불하고 1인용 침대를 하나씩 사용하면 운신할 폭 조차 넉넉하지 않을 정도의 작은 방에 묵었는데, 이 나라는 크레딧카드 사용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어서 러시아 루블 현금만 매일매일 꼬박꼬박 받아 챙기는 것이었습니다.  호텔층층마다 어두컴컴한 복도 한구석에 마치 교도소 간수같은 표정의 직원들이 우리를 감시하듯 무표정하게 지켜보고요.

하지만 매우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변화도 감지되었는데요, 수년 전에 모스크바-상뻬째르부르그 (옛 레닌그라드)를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볼때, 공항 입국수속에서부터 몸에 와닿은 경찰 및 군복차림의 직원들이 대폭 감소한 점이 우선 눈에 띄는 변화였습니다.  실제로 공항입국 절차는 매우 간소하고 직원들도 호의적인 표정과 몸짓으로 맞아주었습니다. 시내로 들어서자, 수년 전까지만 해도 거리에 필요이상으로 많아 보이던 교통경찰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그만큼 외국인(아시아인)이라면 무조건 차를 세워 검문하던 모습도 이젠 많이 줄어든 것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도시를 출입할때면 반드시 통과의례가 되었던 초대형 검문소들도 많이 문을 닫고 근무경찰 수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얼마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APEC 20개국 정상회담과 앞으로 다가올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의 국가원수 푸틴 대통령님의  특별지시를 내린 결과라고 하기도 하고, 재정적인 적자를 견디지 못해 경찰력을 대폭 줄인 결과라는 소문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무척 편안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불필요한 제한사항들과 불편한 환경, 그리고 원래의 체질에 맞지 아니한 여건들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도적 열정Apostolic Passion”으로 복음과 함께 고난 받고 있는 우리 선교사님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또한 언제나 그러해야 하듯이, 우리는 현상에 대한 반항(Rebellion Against Status Quo)  즉 우리 앞에 펼쳐지는 반 복음적이고 불완전하고 불합리한 인간의 모습들을 가지고 살아계신 하나님, 선교의 하나님을 향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강청하여 간구하는 “사도적 기도Apostolic Prayer”를 끊임없이 올려드려야 하겠습니다.  내가 직접 그곳에 가지 못할지라도, 그곳에 내가 직접 아는 선교사나 혹은 현지인들이 없다고 할지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세계선교의 대의명분은 쉬지않고 밤낮 그곳에 있는 선교사님들과 그들의 사역, 그리고 그들이 날마다 만나고 복음을 나누는 대상인 현지인들을 위해 중보기도의 미사일을 쏘아 올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 World Christian”으로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사명이요 언제 어디서나 성령님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 우리 생명의 주님의 이름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Lim장로님

This is my bottom line: 살아계신 하나님, 선교의 하나님은 거대한 동토의 땅 러시아에도 결국은 봄이 이미 왔고, 머지않아 복음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날 것이며 생명의 열매가 풍성하게 맺힐 날이 올 것입니다.  선교사와 복음이 들어가는 땅은 어두움이 걷히고 “황폐하던 도시가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이사야 54:3)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현대화와 경제적 발전이 지금까지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면, 이제 머지않아 활짝 열리게 될 러시아의 개방과 발전은 또 다른 모습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입니다.  러시아 만 아니라 주변 수십개 국가와 민족들을 세상 바깥으로 드러내는 기회가 될 것이며, 지금까지 닫혀있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숨겨진 민족들이 드러나고 복음의 기회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날을 위해 우리는 기도하며 그날을 향해 우리는 앞서 달려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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