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사역의 일상 (2)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 – 복음의 동역자님께:

병원 안 채플린 사무실 저의 방 책상 위에는 항상 성경책이 펼쳐져 있습니다. 지난 해 2021년 12월에, 한국에서 킴미션 차기 이사장 이원구 장로님 내외분이 보내주신 영한 스터디 바이블 (English-Korean Study Bible) 과, 분기마다 배달되어 오는 <오늘의 양식 Our Daily Bread> 영한본을 매일 아침과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묵상하면서 주어진 사역 현장과 내 삶 속에 주 하나님의 말씀을 새롭게 적용하고 깨닫는 것이 매 순간의 즐거움이요, 내 사역의 힘 입니다. 

아침마다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 특히 그날 그날의 <오늘의 양식 Our Daily Bread>은 제가 환자들 및 병원 직원들과 대화 중에 종종 나누고 인용하여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위로 격려하는데 좌우에 날선 검과 같이 능력있게 쓰이곤 합니다. 2주 전에 왼쪽 무릎 아래 다리 를 절단한 (BKA, Below-Knee Amputation) 천주교인 여성 베테랑 T씨를 수술 전 후 3-4 차례 심방/상담한 일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입니다. 70세에 가까운 이 백인 베테랑은 이라크 걸프전 참전 용사인데, 미육군 헌병 상사로 전역한 분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이 이라크에서 3년 간 경험한 여러 전쟁의 상처와 그로인해 얻은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Trauma을 저에게 나누다가, 제가 전에 만 3년 간 (2011-2013) 미육군 예비군 헌병 최고 사령부 (200MP Command) 최고 사령관 통역장교로서 4 차례에 걸쳐 한국의 을지훈련 (UFG)과 독수리(Key Resolve) 훈련에 동참하여 한미연합훈련을 생생하게 경험한 이야기를 듣고서는 어떤 공감대 혹은 동지의식이 일어났는지 자기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영적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털어놓기 시작하였습니다. 수술 직전 두번째 방문했을 때는 자신의 다리가 절단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원인으로, 어긋난 부부 관계와 자녀들을 돌보지 못한 죄책감, 그 결과로 이어진 알콜중독과 우울증, 그리고 우측 발목 부분의 단순 골절이 샤르코 풋 (Charcot Foot, 발의 신경이 손상되어 골절된 벼가 삐뚤어져도 그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결국 절단해야 하는 단계까지 악화되는 병) 으로 악화되어도 자포자기, 자기학대로 일관했던 그 오랜 세월의 슬프고 아팠던 이야기를 쏟아놓으면서 평펑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난 뒤에 (채플린은 그래서 항상 상담시 눈물을 흘리는 환자/피상담자를 위해 화장지/티슈를 준비합니다), 이 분이 말하기를, “채플린, 제가 천주교인으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신부님들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상담도 받았지만, 채플린 킴 처럼 이렇게 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분은 처음입니다. (‘신부님들은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대부분 금방 졸기 시작해요 ㅎㅎ’ – 아마도 고해성사를 하는 공간의 구조상 쉬 그렇게 되는 듯). 그런데 저는 이제서야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건지, 목자되신 예수님께서 그 양을 품에 안고 어루만지신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가 느껴집니다 ” 라며 고마워했습니다.  열어 둔 병실 문 밖 간호사 구역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두 세명의 간호사들이 다가와 환자를 보살피며 눈물을 닦아주는 가운데, 나 역시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채로, 절단할 자리를 펜으로 미리 표시 해 둔 그 왼쪽 발에 손을 살짝 얹고 (물론 먼저 환자에게 손을 얹고 기대해도 괜찮으냐고 허락을 구한 후에) 간절히 기도해 주었습니다. 이 때 내가 기도 전에 인용한 말씀이, 구약 스바냐 3:14-17 말씀이었습니다 – “14 시온의 딸아 노래할찌어다 이스라엘아 기쁘게 부를찌어다 예루살렘 딸아 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할찌어다. 15여호와가 너의 형벌을 제하였고 너의 원수를 쫓아내었으며 이스라엘 왕 여호와가 너의 중에 있으니 네가 다시는 화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라. 16그 날에 사람이 예루살렘에게 이르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시온아 네 손을 늘어뜨리지 말라. 17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수술이 있는 날도, 그 다음 날도, 나는 그 환자의 기록을 자세히 보면서 수술의 결과의 회복 과정을 확인하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3일이 지난 후, 수술중환자실 (SICU) 에서 일반실로 내려온 것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재방문 (Follow-Up Visit)을 하였을 때, 이 환자는 무릎 15센티 아래 절단한 다리를 나에게 자세히 보여주면서 십 수년 동안 절뚝거리며 겨우겨우 끌고 다니다시피한 발이 사라진 것이 오히려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하박국 3:19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하신 말씀을 읽어 주면서, 절단한 다리가 회복이 되면 곧 바로 최첨단 의족 (prosthetic foot)을 베테랑 병원에서 제공해 줄 것이니, 이전에 변형되고 아픈 발을 끌고 다니던 것 보다 훨씬 자유롭고 통증없이 걷기도 하고 달릴 수도 있을 거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설마 하는 표정으로 내 말을 들으며 웃던 베테랑 T 여사를, 지난 주 목요일 오후, 내가 매일 두 세 차례씩 의도적으로 지나가면서 그 분이 새로 장착할 의족과 그 의족을 통한 새로운 그분의 삶과 장래를 위해 기도하던  4층 의족의수 담당부서 (Prosthetics)  복도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그날도 나는 열심히 걸으며 그분을 위해 기도하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불러세우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나를 부르는가 하고 뒤돌아 보았더니, 화사한 옷을 입고 화장까지 예쁘게 한 T 여사가 따님이 뒤에서 미는 휠체어에 앉아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의족을 주문하기 전에 재활부서를 거쳐서 의족부서로 왔다가 우연히 지나가는 나를 보고 불러세운 것이었습니다. 그날도 T 자매님은 자신의 아물어 가는 다리를 서슴없이 보여주면서 너무나도 깨끗하고 심지어 “아름답게” 자신의 다리가 빨리 회복되고 있어서 어서 의족을 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자신에게 소개한 그 성경 구절들 (스바냐 3장 14-17절과 하박국 3장 19절)을 이야기 하면서, 이제는 정말 자신의 새로운 (의족) 다리가 이전 보다 훨씬 더 편리한 기동력과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그렇게도 자신에게 꼭 맞는 성경말씀을 찾았는지 놀랍다고 했습니다. 할렐루야!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로서 병원 채플린은 언제나 적절한 말씀으로 적재적소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연결해 주신 “바로 그 사람 – 그 잃어버린 양”에게 예수님의 종, 곧 주님의 심부름꾼/대리인으로서 “하나님의 확실한 말씀”을 담대히 전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사람은 질병과 고통 중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Review) 성령님의 조명하심illumination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며, 또한 여태껏 살아온 자신의 방식과 가치관을 재검토하고 반성 (Reflection) 하는 가운데 완전히 새로운 깨달음과 통찰력을 얻기도 하는 것을 봅니다. 이를 위해서 채플린은 항상 긍정의 힘 그 이상인 성령님의 권능과 충만한 확신, 그리고 고난의 수렁과 질병의 덫에 빠져 고통 당하는 한 영혼에게 환한 빛과 신선한 에너지로 다가갈 동정심과 믿음으로 항상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채플린, 당신이 내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마치 환한 빛과 전혀 다른 신선한 공기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아요!” 라고 환자들이 반응하는 것은 결코 과장된 반응이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성령님이 나와 함께 그들의 어둡고, 두렵고,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공간으로 친히 들어가시고 임재하시니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하나님의 역사, 권능, 성령님의 치유하시는 바람이 순간순간, 매일매일 부족한 종과 함께 하기를, 저를 통해 일어나기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우리 주 예수님을 찬미합니다! 그리고 이 권능과 능력과 영광이 사랑하는 우리 모든 킴미션 동역자님들과도 함께 하기를 간구합니다!

감사와 기도로,

그리스도 예수님의 작은 종 김경환 목사가 드립니다

Korean International Ministries

www.KIMMiss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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