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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Mission 사역 업데이트(2012년 12월)

존경하는 복음의 동역자 여러분께,

 

예수님의 존귀하신 이름으로 평안을 여쭙습니다.

저에게 여러분 한분한분의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고, 한분한분의 이름으로 이렇게 소식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요. 늘 부족한 종과 우리 킴 미션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사랑으로 후원해 주심에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지나간 주말 4일 간 (11.29~12.2) 소속 부대에 가서 금년 마지막 월례 훈련을 참석하고, 어제 (12.4)는 아침 06:30시에 집을 나서서 밤9:00 집에 돌아오기까지, 병원 채플린 당직(On-call) 13시간 근무를 하였더니 체력의 약간 무리가 온 것 같습니다.  내일 (목, 12.6)에는 역시 병원전도 사역훈련(CPE) 수업이 오후 4~8:30 에 있고, 마치는 즉시 출발, 6시간을 운전하여 캘리포니아 롱비치 (Long Beach, CA)에서 열리는 미육군 연례 부부 세미나 (Strong Bonds)에 참석하게 됩니다 (주일 9일 오전까지 Westin Long Beach Hotel에서 진행). 계속 되는 강행군 속에 건강을 잘 유지하고, 분주함 속에서도 주님과 항상 교통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오늘 저녁 기도산책 한 시간 동안 여러분께 이 기도편지를 써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한 달여의 육군 채플린 사역과 병원 채플린 사역을 정리해서 보고드리고자 합니다.

 

1.  병원 채플린 사역 시작 (CPE, Clinical Pastoral Education Unit 2)

지난 번 사역보고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11월 6일부터 이곳 피닉스 다운타운의 종합병원 Banner Good Samaritan Medical Center (BGSMC)에서 병원채플린사역 훈련 두번째 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11월 3주간의 매주 목요일 4시-8:30시에 진행되는 정규 수업과 업무 견습 (Shadowing) 과정을 거친 후 저는 어제 (12.4) 첫 당직근무를 섰습니다.  원래는 12시간 근무이지만 앞뒤 시간 담당자들과의 근무교대 인수인계를 포함하면 13시간, 그리고 집에서 오가는 운전시간 1시간 30분을 포함하면 거의 15시간이 소요되더군요.  이 병원은 병상이 약 1,700개인데 피닉스 한복판에 위치한 탓에 다른 병원에는 없는 Trauma Center (교통사고, 추락사고, 총기사고, 화제 등등 각종 사고환자들이 집중적으로 실려오는 응급실)가 있습니다.  다른 동료채플 린들도 약 7-8명씩 근무를 서지만, 당직 채플린은 이 트라우마 센터를 집중적으로 담당하게 됩니다.  저는 며칠 전부터 제가 첫 당직근무를 서는 날은 어떤 사망사고나 큰 사건이 이 지역 일대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는 것으로 준비를 해 왔는데 감사하게도 어제 하루 내내 응급실이 텅텅비고 조용~하게 지나가더군요.

우리 병원 채플린들 모두가 근무교대할 때마다 웃으면서 나누는 기도제목 구호가 “Holy Day/Night, Silent Day/Night 되세요!” 인데, 어제야 말로 하나님께서 저의 첫 On-call 근무를 축복하시고 지켜주시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처음 만나는 응급실 의사, 간호사, 그리고 보안근무자들과 교제를 나누고, 이미 입원해서 회복 중인 각종 사고 중환자와 가족들을 방문하는 시간으로 할애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 근무교대 3시간 전인 저녁 5시 무렵에 드디어 제가 차고 있는 삐삐 (Pager)가 요란하게 울렸는데, 응급실로 달려가보니 집앞에서 갑자기 쓰러진 94세 되신 아주 고운 백인 할머니가 실려와 있었고, 가족 대기실에는 95세 되신, 역시 너무나 아담하게 생기신 할아버지가 30대 후반의 손자랑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할머니는 의식이 분명한 상태였고, 오히려 할아버지가 염려할텐데… 하셨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도 제가 손을 잡아드리면서 던진 두 가지 질문이 적중(!)하면서 금새 얼굴에 미소와 위트 섞인 이야기들을 쏟아내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첫번째 질문은, 할아버지 연세를 보니 분명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셨겠네요? 하는 것이었고 두번째 질문은, 할아버지 이름(성)을 보니 조상들이 북유럽에서 이주해 왔고 혹시 루터교인이 아니신가요? 하는 추측 진단질문이었는데 할아버지는 이 두가지 질문에 대해 너무나도 신나하면서 열심히 말씀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곁에 있던 그 손주가 , 자기 식구들 4명과  여동생 부부,   할아버지 부부, 그리고 이모 할머니 등 9명이 매주 주일 아침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아침식사를 함께 하지만,  오늘 할아버지가 하시는 옛날 이야기들 중에 자기가 처음 듣는 내용이 많다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그 내면의 세계로부터,  그것도 매우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에 마음껏 쏟아놓게 하는 것,  이것은 영적 치료자 (Spiritual Caregiver)가 할수 있는 최상의 일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는 순식간에 자신의 이십대 초반 군대 시절로 돌아가 그 숱한 고난과 아름다운 추억을 나누기 시작하였고,  자신의 부모가 덴마크로부터 사우스 다코다로 처음 이주해 와서 정착한 이야기며 어릴 때부터 다니던 마을 교회 (Villiage Church)에서 처음 만난 지금 저 응급실 병상에 누워있는 자기 부인이 얼마나 아름다운 소녀였던가를 자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는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나 감사하고 오늘 뜻밖에도 한국출신의 목사님이 이렇게 응급실에서 자신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니 너무나 고맙다고,  그 보드라운 손으로 제 손을 잡으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0여일 쯤 전, 제가 기존 근무 채플린을 따라 이 병원에서 처음으로 견습근무 (Shadow)를 하던 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전날 늦은 밤 5시간 거리 시골에서 응급 헬리콥터로 실려온 74세 할머니가 아침 일찍 숨을 거두고,  그 바로 직후에 차를 몰고 따라온 남편 할아버지가 병실 밖에 서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다가갔습니다.  시신이 영안실로 내려가기 위해 준비가 되는 동안 저는 그 할아버지와 두 시간을 조용한 방에 가서 함께 보냈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두 다리 모두 무릎 위에서 절단되어 의족을 하고 있었고 수염투성이 얼굴에는 그가 살아온 험한 인생 역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습니다.  첫 인상은 너무나 강해보이고 가까이 하기 어려워 보였으나,  저는 그 분이 쓰고 있는 낡은 모자가 베트남전쟁 베테랑이란 글자를 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할아버지 역시 금새 45년 전 월남전쟁의 포화속으로 저를 이끌고 함께 들어가 생생한 전장의 공포와 참상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질문으로 그의 이야기는 조금 전 세상을 떠난 부인과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로 다시 이어졌습니다.  애리조나 시골고등학교 동창생으로 만난 그들은 서로를 짝사랑만 하다가 헤어져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 20여년이 지난 후 둘다 홀로되어 다시 만나 살아온지 21년째 되었노라고… 부인이 내출혈로 쓰러지기 바로 전날이 자신들의 결혼기념일이었는데,  둘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부인의 요청에 따라 저녁 외식을 함께 하고 십 수년 만에 함께 영화를 보았는데,  집에 돌아와서야 그날이 결혼기념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리고 이틀 만에 아내는 홀연히 자기 곁을 저렇게 떠나버렸다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쏟았습니다.  저와 함께 장례절차와 방법까지 의논하고 난 뒤, 그 할아버지는 저를 끌어안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45년 전 베트남 전쟁 중일 때 만난 군목님이 너무나도 훌륭한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는 한번도 교회를 가까이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는 또 다른 미육군군목인 당신을 이곳 병원에서 만나 잊지 못할 위로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내 생각에,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어제 하루 당직근무를 하면서 만난 십 수명의 환자와 가족들 모두의 이야기를 여기 기록한다면 아마도 책 한 권도 더 될 것 같습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면 좀처럼 그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 미국 주류 사람들이지만,  인생의 위기에 직면하면 누구나 그 고통을 나눌 사람이 필요하고 닫아두었던 마음 문은 스르르 열리게 되는 것을 봅니다.  만나는 이마다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들, 육체적인 상처의 치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위로와 따뜻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주신 이 놀라운 기회가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또한 어제 하루를 당직 근무하면서 느낀 이병원에 대한 첫 인상은, 지난 봄에 근무하였던 Banner Desert Medical Center 보다도 채플린과 직원들 사이의 관계가 훨씬 더 친밀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동역자 여러분, 부족한 종을 위해 기도하실 때마다, 제가 속한 이 병원과 모든 병원 근무자들, 그리고 제가 만날 모든 환자들과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성령님이 순간순간 동행하시고 역사하시도록. 더 나아가서는 제가 근무하는 날 만이라도 이 피닉스 지역에 큰 사고, 치명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평강의 하나님 그 은혜의 독수리 날개 아래 평화가 가득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 미육군 군목 (US Army Chaplain) 사역

원래 월례훈련 (Monthly Battle Assembly Training)은 통상 토, 주일 이틀간 진행이 되지만, 현재 제가 담당하고 있는 헌병부대는 오는 6월 초에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을 가게 되기때문에 내년 훈련일정들을 앞당겨서 매월 3-4일씩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나간 주말 4일간도 주로 병사들의 파병준비 현황을 다각도로 확인하고 저는 채플린으로서 개별 상담을 요청하는 병사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마지막 날인 주일(12.2)에는 병사들의 가족도 함께 초청하여 Family Day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때 역시 채플린의 역할은 지휘관들과 병사들, 그리고 병사들의 가족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교제를 나누는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금요일 오전에 찾아온 한 병사는 파병을 앞두고 신경쇠약과 불면증이 심해진 나머지 부인과의 갈등까지 불거져서 자살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가족병력과 함께) 사람이었는데,  2시간 이상 저의 사무실 문을 잠그고,  심층 상담을 나눈 결과,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오래 동안 잃어버렸던 믿음을 회복하기로 저와 함께 무릎 꿇고 기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저녁 그가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보여준 그의 감사 표현과 새로운 다짐, 그리고  다음 날 스쳐지나면서 만났을 때 그 얼굴에 가득하던 밝은 미소는 제게도 큰 안도감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특히 토요일 (12.1) 오전에는 나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한 부대가 정신교육을 요청해 와서 – 2시간 동안 탄성훈련 (Resilience Training) 을 시켜주었고, 또 다른 한 부대는 규모가 비교적 적은 특수부대로서, 쿠바 관타나모 기지로 파병을 가게 되어 파병식을 거행하였습니다.  미국군대는 모든 공식행사 의례를 반드시 군목의 기도(Invocation)로 시작하고 축도 (Benediction)로 마치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이들의 요청에 기쁜 마음으로 응해 주고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오직 나에게만 주어진 권한과 권위로, 그리고 그들에게 꼭 필요한 영적, 정신적 무장과 격려를 제공해 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하지만 저의 진심과 열정이 담긴 사역을 통해 당신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타내시고 나누어 주심을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제게 주어진 작은 기회들 한 순간 한 순간과, 제가 대면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해 최대의 노력과 최선의 사랑을 나눔으로써 하나님께서 살아계신 하나님이시요, 내가 그 하나님의 종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몸과 영혼으로 직접 체험하고 깨달을 수 있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이제 2012년 한 해도 거의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금년 한해 하나님 앞에서 표어로 삼았던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지 못할 것이요…” 라는 말씀을 저는 요즘 자주 묵상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나는 과연,  이 한 해를 산위에서 그 빛을 당당히 발하는 동네처럼 살아왔는가…. 산 위에 있다하면서도 내 주위의 그 누구도 내가 소유한 이 기이한 빛을 나를 통해 발견하지 못하였거나,  나 때문에 오히려 가리워 발견하지 못하도록 방해꾼이 되지나 않았던가…. 완전하지도 온전하지도 못했음을 고백하면서 남은 며칠 동안이라도 더욱 진실되게 살기 원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내년 새해를 위해 주실 새로운 말씀과 영감을 기다립니다.  지난 한 해도 함께 해 주신, 그래서 부족한 종이 결코 외롭지 않고 늘 담대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신 동역자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사랑하며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아름다운 성탄절과 복된 새해도 하나님의 늘 새롭고 새로운 은혜 가운데 건강하고 풍성하게 맞이하시기를 축복합니다.  도움과 위로, 격려와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을 기억하시면서요…………..

인간의 몸을 입고 이땅에 오신 주 예수님을 찬미하며,  감사와 기도로 김경환 선교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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