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복음의 동역자님께,
이곳 시애틀은 여전히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물론 숲속에서 하루 종일 야전전투 훈련을 받는 ROTC 후보생들은 힘들고 어렵고 모기와의 전쟁에 시달리겠지만요.
현재까지 7,000 여명의 장교후보생들 가운데약 60%가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남아있는 학생들도 이제 2주 안에 모든 훈련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오는 9월이면 4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이번 훈련이 내년 5월 졸업직후에 이어질 장교(소위) 임관 전 마지막 훈련인 셈이고, 여러가지 이유로 지난 5월에 졸업했는데 곧바로 임관하지 못한 후보생들은 (약 5%) 이번 훈련 수료와 동시에 임관식까지 겸하여 마치고 돌아갑니다. 1천여명씩 거의 매주 1-2 차례에 걸쳐 수료/임관식을 하기 때문에 요즘은 기쁨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모면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훈련 중 여러 난관에 직면할 때마다 곁에서 기도해 주고 격려해 준 우리 채플린들을 찾아와 고마움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은 저와 모든 다른 군목들에게 큰 기쁨이 됩니다.
그 가운데서도 훈련 막바지까지 와서 한 두가지 결정적인 훈련을 끝내 통과하지 못해 수료식 바로 전날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후보생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갑자기 질병이 발견되거나 수술을 받아서, 또는 가정에 급작스런 우환이 생기거나 훈련 기간 중 (흡연과 같은) 규칙을 어겨서, 집으로 돌려지는 젊은이들을 만날 때는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현재까지 약 120여명이 돌려보내지거나 자의에 의해서 돌아갔는데, 이들이 공항으로 가기 전에는 반드시 우리 채플린들과 만나 상담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내년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경우의 후보생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ROTC 프로그램으로부터 완전 제외되는 탈락자들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고, 대부분 군사 장학금을 받아온터라 탈락 이후 장학금을 반납하는 부담이 대단히 큽니다. 감사하게도 이들 가운데 제가 직접 만난 젊은이 3명이 미육군장교가 되는 대신 선교사로 헌신하여 진로를 바꾼 경우였고, 또 다른 한 미주한인 학생은 규칙을 어겨 탈락한 경우였으나 이틀 동안 Holding Company(귀가 대기 중대)에 머무르면서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실패는 때때로 다른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방향전환의 계기가 됨은 이들에게 소망 가운데 심어주면서 격려하였습니다.
제게는 28년 전의 추억이 있습니다. 1984년 여름, 대한민국 경북 영천의 7월. 저는 대한민국 육군 ROTC 장교후보생으로 졸업과 임관을 앞두고 마지막 여름 한달 병영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훈련 막바지 무렵에 제가 출석하던 대구남부교회에서 주일 낮 예배 후 목사님, 장로님, 그리고 선교위원회와 대학부 임원 등 약20여명이 저를 위해 특별 위문을 왔습니다. 저는 대구남부교회로부터 3,4학년 2년 동안 선교장학금을 받으면서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ROTC훈련 중에는 지금 미국이나 그 당시 한국이나 사실 면회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만, 당시 남부교회 담임 신현진 목사님께서 영천 육군 3사관학교 군목이셨던 임재훈 목사님과 아주 가까운 친구이셨기 때문에, 3사관 학교 부대 교회의 오후 예배 시간에 맞춰서 남부교회 위문단이 저를 잠시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것입니다. 그날 예배 인도를 제가 사회자로 섬겼고, 예배 후 모든 참석 후보생 동료들과 함께 대구남부교회에서 준비 해 온 수박과 떡, 그리고 빵을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저는 빵 몇개를 보관하여 그날 저녁 6시에 출발한 영천 화산산성까지의 40Km 완전군장 행군 중간에 저의 사랑하는 친구요 그때까지 예수님을 믿지 않던 최 ㅇㅇ형제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꼬박 12시간을 걸어 영천 화산면 800미터 고지 화산산성 유격장까지 행군은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스런 행군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최 ㅇㅇ 형제는 그 병영훈련에서 돌아와 남부교회출석을 시작하였고 그 후 장교임관 후 자신이 배치 된 부대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28년이 지난 지금, 제가 이곳 포트 루이스(Fort Lewis) 미육군 훈련사령부에서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수 천명의 ROTC장교 후보생들에게 그 때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되돌려 갚을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또 다른 차세대 리더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하나님의 신묘막측한 섭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지난주일 (15일) 저녁 이곳 포트 루이스 ROTC 훈련생도들을 위한 교회 (Warrior Forge Chapel)에서 주일저녁 예배를 직접 기획, 인도하고 설교말씀을 전했습니다. 제가 오래 동안 기도로 준비해 온 말씀 “Be Prepared for the Great Harvest” (이사야 54:2-3) 을 설교하였는데, 이 본문말씀은 현대선교의 아버지 윌리엄 캐리 선교사님이 그의 생 모토인 “Expect great things from God, attempt great things for God!” 이란 유명한 명제를 발견한 하나님의 위대한 영적, 선교적 추수에 관한 예언과 약속의 말씀입니다. 그 설교 후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저는 수 많은 장교후보생들과 그날 예배에 참석하였던 여러 장교 및 훈련교관들로부터 큰 은혜와 도전을 받았다는 피드 백을 듣고 있습니다. 저의 평소 영어 실력을 고려하면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결과가 그날 저녁 설교를 통해 나타났습니다. “나는 완전하지 못한 영어지만 말씀에 대한 확신과 여러분에 대한 사랑으로 이 메시지를 전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능력에 있다 (고전4:20), 그리고 우리 가운데 임하신 성령님이 가장 훌륭한 통역자이시다 (The Holy Spirit is the best interpreter)” 라는 말로 설교를 시작하였는데, 정말 성령님이 저를 도우셨고 말씀 위에 기름을 부으셨으며, 듣는 이들에게 설교 내용의 200%가 이해되고 와닿도록 역사하셨습니다. 어제(22일) 주일 저녁 예배에는 전체 출석 인원이 20명도 안되었는데, 그날 제가 설교한 주일저녁에는 200명 이상이 출석하여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어제 예배에 참석하신 한 예비역 대령은 저를 보고, “지난 주 당신의 설교는 진짜 홈런이었다!”라고 하더군요. 제가 한 일이 아니라 바로 하님께서 상한 갈대같은 저를 사용하셔서 이루신 일이었습니다.
저는 현재까지 약20여명의 한인 ROTC 후보생들을 특별히 돌보고 격려하며, 그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이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과 전화로 소식을 대신 전해주고 위로 격려하는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을 훈련 보내놓고 소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은 누구나 같지요. 미국사람들 가운데서도 저의 소속 교단 기도편지를 보고, 또는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어떻게 어떻게 저와 연결되어 이곳에 와 있는 자녀 소식을 물어온 분들이 5 가정이 있었구요. 저와 대화하고 상담하는 가운데 감동이 되어 그 아이들의 소식을 부모에게 전해 준 미국인 학생들도 5명이 됩니다. 이 미국 부모님들 역시 한인 부모님들과 마찬가지로 뜻밖의 자녀소식을 너무나 기뻐하고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기도에 놀랍게 응답해 주신 것을 감사했습니다.
지역교회 및 동역자님들 방문
그동안 이곳 시애틀 타코마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 두 곳을 방문하였습니다. 타코마 제일침례교회(www.tfbc.org 최성은 목사님)과 훼더럴웨이선교교회(www.fwmissionchurch.com 박연담 목사님)는 이곳의 대표적인 한인교회들로서 선교에 앞장서가는 목사님들께서 섬기시는 귀한 교회들입니다. 그리고 이곳 포트 루이스에 근무 하시는 한인 군목 목사님들 (Korean American Chaplain)과도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ROTC 11기 이시면서 현재 미육군 한인군목 가운데 가장 상급자이신 (대령) 김윤환 목사님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께서 이후에 나타내 주실 일들
저는 오는 8월10일까지 이곳에서 훈련 받은 후, 8/12일부터는 한국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 군사작전인 을지훈련 (Ulchi Freedom Guardian)에 3주 동안 동참하게 됩니다. 미육군헌병사령관 홀먼 장군의 통역장교 및 헌병사령부 병사들을 위한 채플린 자격으로 갑니다. 한국에서 돌아오기 전, 9월 1-2일에는 분당 샘물교회 토요일과 주일 낮 예배 시간에 선교사역 보고를 하게 됩니다. 역시 대한민국 ROTC 선배이시고 샘물교회 선교위원장이신 최원선 장로님과 대한민국 육군 군종감을 역임하신 샘물교회 담임 최문식 목사님의 배려와 초청입니다. 한국에서 사역 후 돌아오면 9월 하순에는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저의 소속 노회 (미주 예장 남부노회)에 1주일간 참석하고, 10월 초순에는 (아직 결정 단계인) 시베리아 한인선교사님들을 위한 미션 퍼스펙티브스 세미나를 갈 예정입니다. 이 일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동역자 여려분의 사랑과 기도에 거듭거듭 감사를 드리며 축복합니다.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 한분 한분을 진실로 존경하며 사랑합니다. 할렐루야!
예수님 안에서 동역자 된 김경환 목사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