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예수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저희가 사는 애리조나주 해발 1400미터의 광야도시 시에라 비스타Sierra Vista에 엊그제부터 매일 한 두차례씩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장마와 비슷한 몬순 시즌이 이곳에서는 7월-9월 사이에 있는데, 10년 전 저희들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할 때는 아주 잠깐 동안 여름비가 내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곳은 높은 산 위에 위치한 지역이어서 여름비가 더 자주, 더 많이 내린다고 합니다. 지난 사흘 동안의 비로 인해 만물이 우리와 더불어 기뻐하며 즐거이 창조주 하나님을 찬미함을 오늘 아침 이른 산책길에서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일인 오늘은 미국독립기념 245주년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도 내일 월요일까지 공휴일로 쉬고 화요일부터 일하게 됩니다.
1. 투산 교도소 사역: 애리조나 주 정부가 운영하는 투산 교도소에서 사역을 시작한 지 어느덧 5개월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여러 동역자님들의 기도로 저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였을 뿐 아니라 기대했던 것 보다 더 큰 복음의 기회와 눈에 보이는 열매들을 거두고 있습니다. 제가 사역하는 웻스톤Whetstone Unit 교도소는 투산의 6개 수용시설들 가운데 보안등급이 가장 낮은 (재소자들이 가장 자유스럽게 활동할 수 있는) 시설로서, 채플린인 저 자신도 언제든지 재소자들의 공동거주공간 (하우스)에 드나들면서 개개인을 만나 대화하고, 필요하면 그들 역시 정해진 시간 동안 내 사무실로 찾아올 수 있는 여건입니다. 저는 아침6시30분에 출근하여 7시-8시 사이에 첫 번째 하우스 방문을 하는데, 재소자들에게 필요한 “오늘의 양식” (Our Daily Bread) 등을 손에 들고 한 바퀴 도는데 40분-1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수용 건물 4개를 한 바퀴 순회하는데 약 1.5킬로가 되고 하루 2-3차례 방문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나 자신을 위한 운동효과도 크다고 생각하며 매일 열심히 방문 횟수를 채웁니다.) 요즘은 다가오는 성탄절에 재소자들의 어린 자녀들에게 아빠 (또는 할아버지)로서의 재소자 이름으로 보낼 성탄 선물 신청서를 두 달째 나눠주고 접수하는 중인데, 미국 교도소사역 선교단체인 프리즌 풸로쉽Prison Fellowship선교회에서 전국의 교회와 개인 후원자들의 재정후원을 받아 어린이 한 명 당 20불(22,000원)에 해당하는 각종 문구류, 장난감, 책 등의 선물을 재소자가 지정해 주는대로 준비해서 그 아이에게 성탄절 전 도착하도록 보내게 됩니다. 미국 전역에서 재소자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위해 진행되는 이 대대적인 프로젝트는 엔젤 츄리 (Angel Tree)라고 하는 행사인데 오는 9월초까지 신청서를 나누어 주고 접수받게 됩니다. 신청서 내용 가운데, 재소자가 자기 자녀에게 보내는 짧은 성탄카드 문구도 포함되는데, 지금까지 접수 된 150여 장의 신청서 가운데 저의 마음을 울리고 눈물짓게 하는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 “사랑하는ㅇㅇ아, 이번 성탄절에도 너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2022년 성탄절에는 꼭 너의 곁에 돌아갈 것을 약속해! – 아빠가.” “나의 예쁜 공주님, 키가 얼마나 자랐을까? 아빠는 매일 너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어 – 아빠가.” “그리운 ㅇㅇㅇ, 아빠가 너의 곁에 돌아가면 더 멋진 성탄선물을 사 줄거야. 기다려줄거지?” “아빠는 ㅇㅇㅇ가 매일 나를 위해 기도해 줘서 고마워, 메리 크리스마스!”
그런가 하면 범죄를 통해 누군가에게 엄청난 고통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체포되어 수감생활을 하는 재소자 한 사람 한 사람은 그들 만의 성격적 결함과 약함, 오랜 상처, 그리고 나쁜 습관, 각종 중독 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날마다 2-3차례 그들의 방을 방문하면서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다 보면 돌아서서 확인만 하면 금방 탄로가 날 거짓말이나 터무니 없는 자기자랑, 그리고 심지어 거짓 신앙고백을 너무나 쉽게 하는 이들이 있는 가 하면, 저를 더더욱 긴장하게 만드는 사실은, 내가 매일매일의 방문과 만남, 그리고 대화와 섬김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재소자의 숫자는 100여명 수준인데, 종종 나에게 다가오기도 하고 내가 다가가면 반응하는 약 300-400명 외에 거의 3분의2에 해당하는 600-800명이 사실은 나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거나 제가 다가가는 것 조차도 의도적으로 피하고 인사를 받지 않거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이들이란 점입니다. 어떤 재소자들은 단 한번도 저와 접촉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지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한명 한명이 어쩔 수 없는 그들의 간절하거나 긴급한 필요 때문에 저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거의 매일 일어납니다. 예컨대 가족에게 긴급한 일 (가족 사망, 응급실 입원, 중요서류 작성 등)이 발생하거나 재소자 자신이 종교적인 이유로 특정한 음식을 신청해야 할 때 (특히 무슬림, 유대인, 채식주의자의 경우) 저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이들이 저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런 필요를 통한 만남이 종종 그 개개인과 저와의 관계를 형성하게 해 줍니다.
이번 주 수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한 재소자의 어머니로부터 온 전화가 나에게 연결되었는데, 재소자의 21세 된 아들이 지난 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며 울면서 자기 아들과 통화하게 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기록을 보니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재소자. 내가 그의 방으로 찾아가 아직 잠자고 있던 그를 조심스럽게 깨워 슬픈 소식을 전했는데, 그의 첫 반응은 첫 순간에 약간 놀라는 기색이더니 금방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냉담한 표정을 지으면서 알았고 자기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가족의 죽음 앞에 감정적으로 그렇게 냉담할 수가 없는데, 이 사람은 내가, 원하면 내 오피스로 가서 모친과 통화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하는 제안조차도 괜찮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거듭 조의를 표하며 언제든지 필요하면 내 방으로 찾아오라고 하고 저의 오피스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한 두시간쯤 뒤에 그는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모습으로 내 오피스로 찾아와 이제라도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 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금방 아들을 데리고 와 전화연결을 해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간절히 기다리고 있던 그 어머니와 통화를 시작하자마자 그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울며 죽은 자식에 관해 이야기하며 슬픔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사망 통보시에만 주어지는 15분간의 통화를 마친 뒤에 그는 나에게 어머니와 죽은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쏟아놓기 시작했고 기독교인인 그 자신과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겸손히 요청하였습니다. 어쩌면 그 동안 그가 나를 의도적으로 피했기 때문에 그 존재조차 나에게 감지되지 않았던 그 형제와 나는 그 일로 인해 하루에 두번이상씩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굳어있고 험상궂어 보이던 그의 얼굴이 이제 몇 차례 만나고 나니 너무나도 밝고 친근한 표정으로 나를 맞이합니다. 아들의 비극적인 죽음이 그로 하여금 하나님께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터닝 포인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를 사랑으로 바라보시며 이제 영원히 이어질 그 형제 마음속의 슬픔을 아시는 우리 주 예수님의 눈길은 어떠 하실까요?
2. 미육군 채플린 사역: 지난 6월5일-19일 간의 연례실전훈련은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이제 다음 주말, 7월9일-11일 간은 피닉스 예비군 부대로 다시 가서 이틀간의 주말 훈련에 동참합니다. 그리고 금년 가을 9월-11월 사이에 저의 예비군 정년연장 신청을 다시 제출하게 되는데, 예비군 정년(60세) 연장이 허락되면 내년 5월부터 12개월간 파병 (실제 파병 해외 체류기간은 9개월)이 예정되어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주님 나라와 복음확장에 유익한 길로 인도하실 줄 믿고 기도합니다.
이제 주일예배를 드리러 갈 시간입니다.이 시간에도 전 미국에서, 그리고 전세계 각국각처에서 주 하나님을 예배하며 주님 나라 확장과 성숙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시는 모든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 동역자 여러분 한분한분에게 주 성령님의 놀라운 기름부으심이 임하기를 간구하며 축복합니다. 할렐루야!
감사와 기도로,
바나바스김경환 목사 드립니다
Korean International Ministrieswww.KIMMission.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