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복음의 동역자님께,
아름다운 부활절 아침입니다. 우리 죄 위해 죽으시고 우리의 의롭다 함을 위해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애리조나의 산상 군사 요새 시에라비스타에서 처음 맞이하는 부활절은 저희에게 또 다른 감회와 감사와 영광으로 다가옵니다. 전 세계 각처에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향기를 드러내며 날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 그 복음의 능력과 권세와 영광을 증거하는 동역자 여러분으로 인해 감사하며 주님의 사랑으로 문안드립니다.
지난 번 기도편지를 쓴지 (2월21일) 어느덧 한 달 이상이 지났습니다. 2월 26일의 최종 이사와 함께 저는 새로 시작한 교도소 채플린 사역, 새로 발령난 예비군 부대 사역, 이번 5월에 졸업하게 될 애즈베리 신학대학원에서의 기독교 교육 과정 공부, 그리고 이곳 시에라비스타에 위치한 미육군 개리슨 포트 와츄카 Fort Huachuca 에서의 종교교육담당관 실습과정 참여 등 정기적인 업무와 섬김들로 참으로 분주하면서도 새롭고 감사한 시간들이 날마다 가득가득 채워지고 있습니다.
1. 투산 교도소 채플린 사역: 제가 원래 근무지로 파견 된 교도소가 더글라스 교도소 Douglas AZ State Prison (1200명 수용) 이었고 그곳에서 2-3주간 근무를 하였는데, 애리조나주 본부에서 저를 3월1일자로 투산 교도소 Tucson Prison Complex (6000명 수용)로 다시 발령을 내렸습니다. 첫 달 훈련 기간 중 투산에 가서 1주일 간 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데, 더글라스 교도소가 여자교도소 한 동을 줄이고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됨에 따라 규모가 훨씬 크고 채플린이 더 필요한 투산 교도소로 저를 보내겠다고 하여 나는 매일 출퇴근 운전 거리가 편도 1시간 15분으로 더글라스보다 매일 약1시간 정도 더 걸리지만 그 전보발령에 흔쾌히 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투산 교도소에서 복음전파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퓌닉스 본부에서 특별히 저에게 투산의 6개 수용시설 가운데 미국 군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Veterans & Military background) 수용자들 inmates을 저에게 맡기기 위하여 현역 예비군 채플린 신분인 저를 투산으로 보내길 원했던 것입니다. 군 출신 죄수들이 전체 수용 인원의 2% 인 12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미국 정부는 한 때 미국을 위하여 전쟁터에 나가 싸웠거나 육해공군 혹은 해병대, 해안경비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수감자들을 특별 대우하기 위하여 수감동까지 완전 분리해서 함께 살게하고 그들이 사는 방 이름을 군대 용어인 “배럭Barrack”이라고 부르며 저에게 특별한 보살핌을 부탁한 것입니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이 잦아들어, 다음 주 수요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에 1시간 30분 간의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예배도 군인출신들을 위한 예배를 1,3번째 수요일에 따로 드리고, 나머지 전체 수용자들을 위한 예배는 2,4번째 수요일에 드리도록 계획이 잡혔습니다.
매일 아침 저는 04시30분에 일어나고 05시 20분에 집을 출발, 동녘이 밝아오는 시에라 비스타의 높은 산 언덕을 운전하여 투산까지 75분 동안 내려가는데 너무나 아름답고 조용한 프리웨이(고속도로)를 유투브 프리미엄을 통해 흘러나오는 찬양을 듣고 기도하면서 천천히 (시속 60-70마일) 운전합니다. 특히 [영어 찬송가 10곡 모음]을 매일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교도소의 형제들과 함께 부드리기 위하여), 그 첫번째 찬송가 298장 “속죄하신 구세주를 (I Will Sing of My Redeemer)” 찬양을 부를 때 너무나도 큰 감동이 몰려옵니다. I will sing of my Redeemer, His wondrous love to me. 속죄하신 구세주를 내가 찬송하리라. / On the cruel cross He suffered, From the curse to set me free. 내게 자유 주시려고 주가 고난 당했네 (나를 저주에서 풀어 자유케 하시려고 주님 험한 십자가 고난 당하셨네). Sing oh, sing of my Redeemer, With His blood He Purchased me, On the cross He sealed my pardon, Paid the debt and made me free. 내 구세주를 찬양하리, 주의 피로 날 사셨네, 십자가 상에서 나를 사죄 완성하시고, 내 죄 값을 치루사 나를 자유케 하셨네. – 저는 이 찬송을 비롯한 여러 곡을 부르고 또 부르면서 1978년 봄 대구 남부교회 새벽기도에서 당시 최태원 목사님의 로마서 강해를 통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매일새벽 눈물과 통곡으로 구원의 은혜를 찬양하며 나 자신을 주님께 헌신하던 그 당시의 감격을 새롭게 누리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우리 주 아버지 하나님과 주 예수님, 그리고 성령님은 진실로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십니다! 언제나 동일하신 우리 주님 사랑과 은혜를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며 어떻게 보답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는 지난 한 주간이었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이 부활절 아침을 통해 다시금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시며, 사명을 새롭게 하여 새 힘을 얻고 담대함을 얻어 승리하신 예수님을 세상 속으로 들어가 증거하라 말씀하십니다.
저는 매일 아침 교도소 주차장에 도착하면 기도하고, 규정에 따라 휴대폰을 차에 남겨둔채, (교도소 주차장에 세우는 차들은 반드시 잠금장치를 확인하고 차내부가 보이도록 채양 덮개를 할 수 없으며) 내부가 훤히 보이는 얼개/얼금이 가방 안에 꼭 필요한 책과 물품을 넣고, 점심 도시락도 투명 플라스틱 통 혹은 투명 비닐 봉지에 담아 들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여 채플린 전용의 열쇠꾸러미와 무전기를 지급받은 후 행정동 뒷문을 열고 교도소 마당으로 들어서면, 매일 아침 눈앞에 펼쳐지는 교도소 안 마당 (Yard야드)은 저에게 항상 낯설게, 마치 한 편의 영화 세트 처럼 다가옵니다. 곧 오렌지 색 수의를 입은 수백명의 죄수들이 왼편 300미터, 오른편 200미터 건물 사이 마당에서 아침 운동을 하거나 오로지 한방향으로 걷는 산책 중이거나 그늘 진 시설물 (ramada) 아래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습니다. 내가 들어서는 순간 이들 대부분은 나의 등장을 직간접적으로 알게 되고 자신들의 필요를 들고 나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오는 이들이 줄을 잇게 됩니다. 하루의 업무는 주로 수감자들의 여러 목회적 필요 (성경, 성경공부 자료 제공, 상담, 종교관련 채식 요청 서류, 예배 참석 신청, 외부 가족들과의 비상연락 신청, 외부 종교자료 구입 신청 등등)를 해결해 주고 틈이 날 때마다 하루 2-3 차례 전체 11개의 수감동을 방문하면서 개별적으로 만나 대화하고 기도해 주는 역할을 감당합니다.
내가 맡은 시설은 Whetstone (‘숯돌’ 이란 뜻) Unit 이라고 부르는데, 보안등급은 3급으로, 중간 보안 수준 (사형주가 5급, 중범죄수들이 4급)이며, 1200명의 수감자가 나에게 맡겨진 교구민들Parishioner 입니다. 이들 가운데는 오랜 수형생활을 통해 교화가 인정된 무기수들도 있고 석방이 얼마 남지 않은 단기수들이 많습니다. 제가 훈련기간 중에 경험한 더 높은 보안수준의 감옥은 엄중하기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죄수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언제나 여러 겹의 문을 열고 잠그고해야만 접근할 수 있고 수용방들도 매우 불편하고 어두운 환경에 2-3명씩 좁은방에 갇혀있는데 비해, 내가 맡은 웻스톤은 무척 자유롭고 개방된 시설과 환경이라 저의 사역에도 거의 불편함이 없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점입니다.
2주 전에는 또 다른 수감동 가운데 하나인 무기수 병동과 정신병동을 방문하여 한 나절을 사역했는데, 그곳은 참으로 이 세상의 또 따른 땅끝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비참한 형편의 수감자들이 수용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평생을 감옥에서 무기수로보내고 이제 죽음을 앞둔 거동이 불편, 불가능한 노령의 죄수들인데, 교도소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가운데도 십여명씩 수용된 병실마다 문이 항상 잠겨있고 가족들의 면회는 (특히 코로나 상황으로) 전혀 허용되지 않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인생말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나는 “무기징역/종신형” 이란 형벌에 대해 그동안 정확한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는데, 이번에 죽음 직전에서도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 모습을 보면서 종신형이 얼마나 무서운 형벌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신병동에 갇힌 죄수들은 더 비참한 환경에 놓여있지만 그들이 정신적으로 비정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안전사고와 불결함 때문에 그들을 돌보고 지키는 직원들도 무척 지쳐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들을 보살피는 기회는 이제 5월 첫 주말부터 시작되는 주말 근무 (한 두 달에 한 차례씩) 기간 동안에 전체 시설을 대상으로 혼자서 토,일요일 이틀간 근무하면서 방문하게 됩니다.
죄수들이 처해 있는 절망과 비참함, 그리고 제가 느끼는 연민과 동정심은 날마다 새로운 모습과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그 가운데서 내가 하나님의 종으로서, 특히 수감자들 가운데 진리를 찾고자 하거나 이미 깊은 믿음의 단계에 들어가 있는 믿음의 형제들을 복음과 말씀으로 인도하고 가르치고, 돌보는 일이 이곳 교도소 안에서의 저의 최우선 사명입니다. 제가 매일 만나는 수감자들 가운데는 안타까운 사연들, 가족 문제, 건강문제, 출소 후 장래계획과 관련하여 고민 중이거나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형제 등등 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너무나도 많고 그들 대부분과 대화하면서 진심어린 각오와 열려와 도움요청을 받고 함께 기도합니다. 이들 대부분이 불우한 어린시절, 역기능 가정, 그리고 불합리한 처우를 받거나 사랑이라 곤 받아 본 적이 없는 이들이기에 누구에게든지 기대고 의지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하지만 내가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기막힌 이야기를 듣고 돌보면서도 언제나 기억해야 하는 것이 미국교도소의 엄격한 법과 규칙과 제한입니다. 그래서 저는 순간순간 동정심Compassion을 유지하면서도 규정준수(Compliance)를 잊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무조건적인 사랑표현 혹은 접근/접근 허용은 자칫 규정위반 혹은 일부 죄수들의 간교한 속임수에 이용당하고 그들이 치밀하게 계획하는 덫에 빠지게 합니다. 교도소 직원교육/훈련/재훈련 과정의 모든 내용이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고 경고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입니다. 교도소 목사로서 순수한 사랑으로 일하다 보면 항상 이를 이용하려는 수감자들이 접근해 오기 마련입니다. 오랫동안 갇혀있는 죄수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영적인 분별력,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사랑으로 저에게 주어진 이 특별한 사역 기회들을 잘 감당하여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복음을 나누어주고 보살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우선 이번 수요일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수요예배 (전직 군인그룹), 그리고 다음 주 수요일에 처음 시작하는 일반 수감자 그룹 예배가 은혜 충만하고 새로운 생명탄생과 영적회복의 역사가 일어나는 예배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교도소 사역의 가장 큰 장점이 일반 병원과 군인 사역과 달리 복음을 마음껏 선포할 수 있고 개인전도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저는 첫 예배의 설교 내용을 “사도신경 강해와 동일한 신앙고백을 통한 회중의 하나됨”에 두고 준비 중입니다. 신앙과 신학적 배경이 다른 각 사람들을 동일한 신앙고백으로 일치시키고 각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본적인 신앙 고백의 기회를 줌으로써 구원의 감격과 주님의 몸된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확인시킴으로써 그동안 1년 이상 문을 닫았던 “투산 웻스톤 교회”가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내가 지난 한 달 동안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 이 예배를 기획, 허락받고, 장소와 찬양팀으로 봉사할 몇몇 형제들을 접촉하고, 또 지난 주부터는 게시판 공고를 통해 예배 참석지원자 명단을 모으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믿는이들, 전혀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 이미 자기들 끼리 소그룹 성경공부를 해 오던 이들 등등 20여명이 등록하였고 계속 등록 신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2. 새로운 예비군 부대 (7453rd Medical Operational Readiness Unit, Mesa, Arizona)와도 매우 좋은 출발을 하여 비대면으로 집에서 참석한 지난 3월 주말 예비군 훈련 기간 중에는 제가 첫 주일 예배를 전 부대원들과 직접 연결된 영상으로 인도하고 설교하였습니다. 오는 4월10-11일 주말에는 우리 집에서 3시간 30분 거리의 퓌닉스 지역 메사Mesa시에 있는 예비군 부대로 직접 가서 이틀간 훈련에 참석하게 됩니다 (호텔과 교통비 제공). 그리고 오는 6월4일-19일 (15일간)에는 중부 캘리포니아 사막에 있는 포트 헌터-리깃 (Fort Hunter-Liggett)으로 부대원들과 함께 가서 2주 간의 광야 실전 연례 훈련Annual Combat Exercise 을 받게 됩니다.
이제 저는 부활절 예배를 포트 와추카에서 드리기 위하여 출발하는 시간입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이제 이 환경과 사역에 더 적응해 가면서 더 자주 동역자 여러분들에게 전달해 드리고 함께 기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활절의 은총과 승리의 권능이 동역자님과 함께 하기를 간구하며 축복합니다. 복되고 아름다운 새 봄 맞이하십시오!
감사와 기도로,
바나바스 김경환 목사 드립니다
KIM Mission
www.KIMMission.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