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Mission 사역업데이트 (2013년 2월)
미동북부 특히 뉴욕, 뉴저지, 보스톤 등 뉴잉글랜드 지역에 몰아닥친 한파로 인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킴 미션 동역자님들도 춥고 불편하고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계신줄로 압니다. 미동부 지역에 계시는 분들이나,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계시는 고국 대한민국에 계시는 동역자님들, 저 북방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복음의 꽃을 피우기 위해 수고하시는 선교사님들, 그리고 몽골 울란바타르와 중국 북경의 한파와 매캐한 매연으로 가득찬 환경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님들과는 감히 비교할 바도 안되지만, 이곳 애리조나 지역도 금년에는 전례없는 한파가 몰아쳐서, 지난 1월 중순에는 기온이 화씨 27도 (섭씨 영하 )까지 내려가는 추위가 3~4일간 지속되었고, 요 며칠 사이도 기다리는 겨울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찌푸린 날씨에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바람에 감기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미국정부 재산US Government Property)’인 군인으로서의 체력관리를 잘 해온 저도 지난 이삼일 동안은 감기 초기 증상과 맞서 싸우는 전쟁과 같은 시간들을 보내었습니다. 고르지 않는 일기 속에서도 열두시간짜리 당직근무(On-Call Chaplain)를 서고, 운동을 쉬지 않고 하는 바람에 약간 무리가 왔던 것이지요. 감사하게도 오늘은 목이 붓고 통증과 미열까지 동반하던 감기가 초기 단계에서 더 악화되지 않고 컨디션이 현저하게 호전되고 있음을 느끼면서 이 글을 씁니다. 혹시 이 편지를 받으실 때 감기에 들어 고생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위로받으시고 속히 쾌유되시기를 간구합니다. 저는 큰 병을 앓은 적이 없어서인지, 세상에서 감기가 가장 고통스럽고 싫습니다. 감기로 인한 통증과 불편함도 좀처럼 견디지 못하는지라 병원에서 온갖 질환으로 고통 당하는 이들을 보면 언제나 저절로 깊은 동정심이 일어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위로하고 기도해 줍니다.
미육군병사, 곧 제가 미국정부의 한 자산으로서 저 자신의 체력을 잘 관리 해야 하지만, 제가 일주일에 하루 이틀씩 가서 환자들을 돌보며 복음을 전하는 병원 채플린 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도 감기에 걸리지 않아야 합니다. 병원 사역자들은 누구나 막론하고 감기가 걸리면 (환자들이나 다른 직원들에게 감기를 옮지 않기 위해)출근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현재 받고 있는 6개월 간의 병원 채플린 교육(CPE, Clinical Pastoral Education) 기간 가운데 단 3차례까지 만 결석이 허용되는데, 오는 3월 한국에서 열리는 키 리졸브 훈련(Key Resolve 2013)에 통역장교 겸 채플린으로 동참하는 관계로 CPE 교육을 두 주 연속 결석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더 이상 결석이나 결근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지난 한 주간 저는 Key Resolve 13 훈련에 동참하기 위한 인터넷 보안교육과정들을 수료하고 다양한 서류를 제출하는 등 바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오는 3월 9일에 출발하여 22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훈련에 동참하게 됩니다. 또한 다가오는 여름 시애틀 지역에서 있을 미전국대학 ROTC 장교후보생들이 모이는 여름병영훈련에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가게 되어 역시 많은 서류작업을 진행중입니다. 이 일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제가 병원 당직을 설때마다 다양한 상황과 환자들을 접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도 제가 이제 업무와 환경에 익숙해 진 것을 아시고 더 많은 상황과 다양한 환자들을 맡겨주시는 것이지요. 매주 목요일은 오후 4시부터 8시30분까지 CPE 강의가 있습니다. 어제는 부대 훈련을 3시까지 하고 군복을 입은채로 병원에 곧바로 가서 강의와 그룹훈련에 임했는데, 원목실 게시판에 이런 광고가 하나 붙어있었습니다 – “요주의! 000호실 환자0000씨는 바나바스 김 목사만 매주 한 차례씩 방문해 주기를 원함!” 0000씨는 제가 만날 때마다 순하고 영적 안정감이 넘치는 모습이 되는데, 다른 채플린들에게는 항상 불평불만이 많은 모습으로 비쳐지는 60대 중반의 암 환자입니다. 다른 동료 채플린들 모두가 방문하기를 꺼려하는 장기환자이지요. 어제 그 특정 환자와 원목실에서 대화를 통해 앞으로는 저 혼자서 그분을 담당하도록 결정했다는군요. 제 생각에도 차라리 그 환자를 위해 잘 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찾아간다고 해서 다 위로와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저는 환자들 가운데서도 말기 환자들, 그리고 연세가 많은 노인들과 정신병동에 수용되어 특별한 관리와 치료를 받고있는 (Behavioral Health Center) 환자들을 대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도 힘들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채플린들은 노인들을 싫어하고 신경정신병 계통의 환자들과 만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목사가 병실에 들어가면서 불편한 마음 혹은 불안한 정서로 환자들에게 접근하게 되면, 모든 인간은 영물 곧 영적인 존재인지라, 금방 그 정서적, 영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환자들을 만날 때 진정한 사랑(pastoral spirit)과 주 성령님의 동행과 임재를 내가 먼저 확신하고 주님과 함께 들어가야지 환자들이 그 짧은 시간에도 하나님의 임재와 진정한 위로 (God’s presence and sacred comfort)를 체험하고 새 힘과 소망을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 (For the kingdom of God is not a matter of talk but of power.) 하신 고린도전서 4:20 말씀을 저는 언제나 확실히 믿으며 나의 작은 말과 행동이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 드러나고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미국의 종합 병원은 대부분 환자들이 단 하루 이틀, 길어도 1주일 이상 입원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단 한 두차례의 만남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과 위로를 환자가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잠시 저를 만나는 환자들마다 저와의 만남을 통해 주님의 음성과 손길을 느낄 수 있게되기를 기도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 짧은 만남을 통해 잃어버린 길에서 주님께로 되돌아 오기도 하고, 자신의 고통 가운데 찾아오시는 주 예수님을 발견하고 눈물과 감동으로 감사를 토해내는 것입니다. 지난 주, 히스페닉(남미계통) 할아버지 한 분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별세했는데, 가족 약30명이 병실에 빼곡히 들어서서 임종예배를 드렸습니다. 평소 환자 본인의 의사와 가족의 결정에 따라 호흡기 등 생명보조장치를 다 제거한 상태에서 저는 모두가 천주교 신자인 그 가족과 함께 하나님께서 제게 주시는 영감과 진정에서 우러나는 사랑으로 임종예배를 인도하였고 평소 캐톨릭 예배에 익숙해 있던 그분들은 생전 처음 경험하는 개신교 방식의 임종예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집중, 몰입하였고, 예배 후에는 노인부터 청년까지, 한사람 한사람이 제게 다가와“Thank you, Pastor! Thank you, Father!” 하면서 눈물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그 임종예배를 시작하였습니다 – “지금 여기 누워계시는 0000씨는 저의 고국 한국, 저의 시골 고향에 계시는 내 아버님과 연세가 같으십니다. 그래서 저는 나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아름다운 가족입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가족이 모여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는 본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어떻게 여러분의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를 섬기고 모시는지 자세히 보면서 너무나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마치 나에게 친 형제, 자매와 같습니다. 우리가 함께 고개 숙여 예배드릴 때,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위로하시고 축복하시기 원합니다.”
